중국을 통해 베트남으로 탈출했다 체포된 뒤 중국으로 인계된 탈북자 7명이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20일 이상 벌이고 있어 생명이 위태롭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24일 전했다.박일만(38)씨 등 남자 6명과 강은희(25·여)씨 등 탈북자 7명은 지난달 11일 중국 광시(廣西) 장족자치구 난닝(南寧)에서 한 한국단체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으로 월경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달 15일 베트남 경찰에 체포돼 6일 후인 21일 중국측으로 인계됐다.
이들은 중국측의 조사를 받던 난닝에서 3월 초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며 23일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의 안산(安山) 탈북자 수용소로 옮겨진 뒤에도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측의 한 소식통은 현재 안산 탈북자 수용소에는 70∼80명 가량의 탈북자가 수용돼 있으며 이 중 10여명이 최근 식사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은 것 등에 반발, 단식투쟁을 벌인 일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의 단식은 박씨 등이 안산 수용소에 도착하기 전의 일로 박씨 등의 단식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집단 단식 등 탈북자들의 조직적 저항은 전례 없는 일로 중국 당국도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국제적인 인도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통상부는 "주중 대사관을 통해 중국 외교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해 놓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의 단식 투쟁 등이 확인되면 최대한 중국측의 협조를 구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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