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금강고려화학)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현대그룹과의 경영권 확보경쟁을 일체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KCC는 24일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30일 열릴 예정인 엘리베이터 주총까지 현대 경영권 인수를 적극 추진하되, 주총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KCC 고위관계자는 "현대의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이 이번 주총에서 과거 부실을 털어내 클린컴퍼니 기틀을 마련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패배시 현대 경영권 확보 노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이에 따라 KCC는 4월 13일까지로 예정된 엘리베이터의 지분 8%에 대한 공개매수는 예정대로 실시하되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현재 보유중인 지분 16.11%와 공개매수로 사들인 지분 8% 등 전량을 매도할 방침이다. KCC는 그러나 현대상선 지분 6.93%에 대한 처분 여부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현대그룹측은 일단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KCC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KCC가 약속대로 경영권 장악 시도를 포기,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지분경쟁이 중단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라며 "그러나 KCC의 이같은 방침이 현대그룹 지지를 선언한 소액주주와 일부 범현대가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어 진의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와 관련, "주가하락을 막고,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KCC 매도 물량을 전부 사들여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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