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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부시, 알 카에다 대응 늦어"/9·11 진상조사 청문회 두 정부 관리 비방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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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부시, 알 카에다 대응 늦어"/9·11 진상조사 청문회 두 정부 관리 비방 자제

입력
200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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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9·11 테러진상조사 청문회에서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상대방 정부에 대한 '비난 게임'을 자제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워싱턴에서 오늘 하루 테러리즘이 정치를 초월했다"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오늘의 놀라운 주제는 단합이었다"고 비꼬았다.청문회를 연 '대미테러에 관한 국가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두 정부가 9·11 이전 세밀한 정보가 부족하고 군사적 공격보다는 외교적 대안을 선호한 이유 등으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며 "이로 인해 알 카에다 지도부가 체포를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 증인들은 각 정부가 알 카에다를 제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 위원회의 결론을 반박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빈 라덴을 사전에 제거했더라도 9·11 테러를 차단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세계무역센터에 민항기를 몰고 충돌한 세포 조직은 테러 수 개월전에 미국에 잠입해 있었다"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2001년 1월 20일 부시 정부 출범 이후 빈 라덴을 체포, 살해하도록 행동에 나설만한 첩보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9·11테러 이전 테러범들의 민항기 납치계획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도 "부시 대통령과 그의 전 국가안보팀은 테러리즘이 우리의 최고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고, 그것은 최고우선 순위에 있었다"며 "미국이 9·11이전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 기지를 폭격했더라도 그들이 테러 계획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9·11 테러 4일 뒤 열린 회의에서 이라크 공격을 주장했음을 인정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먼저 할 일을 먼저"라며 아프간 공격을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클린턴 대통령은 당시 알 카에다를 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당시 우리에겐 소극 대응이 아니라 과잉 대응하고 있다는 비난이 따랐다"고 말해 클린턴 정부가 소극 대응했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코언 전 장관을 비롯 이날 증언한 전·현직 관리들은 9·11 이전엔 미 의회나 대중, 그리고 동맹국으로부터 아프간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대한 지지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문회와는 별도로 부시 대통령은 "알 카에다 조직의 뉴욕 테러공격이 임박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들에 대해 보다 신속한 대응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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