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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으로… 폐건물로… "클린 黨舍"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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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으로… 폐건물로… "클린 黨舍" 시대?

입력
200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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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의도 中企전시관 터에한나라당이 24일부터'천막당사'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시로부터 땅을 빌린 이 새 당사는 회의실과 기자실로 쓰이는 대형 천막 두 채와 사무처 사무실용 컨테이너박스 네 동, 간이화장실 두 칸으로 이뤄져 있다. 국회 앞 당사 빌딩은 사실상 폐쇄했다.

천막당사에서의 첫 공식 일정은 박근혜 새 대표가 주재한 상임운영위원회였다. 박 대표는 "백지 위에서 새롭게 출발하니 한나라당에 대한 노여움을 풀어 달라"며 국민 앞에 거듭 고개를 숙였다.

천막 당사는 전날 전당대회가 끝난 뒤 밤에 부랴부랴 만드느라 전기·통신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 또 바로 옆 전시장 철거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귀를 멍하게 만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옛 당사에서 가져온 당 현판은 당사 부지 한가운데의 철제 구조물에 임시로 걸어 놓았다.

한나라당은 옛 당사를 매각해 불법 대선자금을 국고에 넣는데 쓰고, 남은 돈으로 새 당사를 마련할 때까지 천막당사에서 '풍찬노숙'하며 모든 당무를 볼 방침이다. 하지만 "천막당사치곤 고가"라는 뒷말도 나온다. 40일간 부지 임대료만 4,200여만원에 천막·컨테이너 설치비로 4,000여만원이 들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날 오후 영등포구청이"천막을 정당 사무실로 쓰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통보해오자, 기자실 천막 한 채를 철거했다. 당초 대표실 등으로 천막 2,3채를 더 만들려던 계획도 중단했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현재 서울시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라며 "회의실은 25일에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대로 놔뒀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최종 결정에 따라 천막은 철거하고, 자칫 컨테이너박스만 사용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 우, 영등포 청과물시장에

13일 입주한 열린우리당의 영등포 청과물 시장 폐공판장 당사는 아직도 단장이 한창이다.

우리당은 최근 당사 앞 마당에 화단을 만들었다. 일정 규모 건물에는 반드시 정원을 갖춰야 한다는 법 규정 때문이지만 이로 인해 을씨년스럽던 당사 분위기는 다소 환해졌다는 평이다. 당직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화장실도 새로 꾸미고 있다. 칸수도 부족하지만 남녀 화장실을 달랑 판자 한 장으로 분리해 여러모로 불편했기 때문이다. "좌변기가 아니어서 관절염이 생길 지경"이라는, 다소 과장된 푸념도 나왔었다.

당사 곳곳에는 냄새를 빨아들이는 숯과 양파가 널려 있다. 페인트 냄새가 빠지지 않아 당직자들이 "머리가 띵하고 눈이 아프다"고 '환경의 역습' 증세를 호소해서다. 하지만 외양에 비해 내부는 비교적 잘 꾸며져 이제는 "알고 보면 호화당사"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당직자들은 당사 이전을 정치개혁 실천의 대표적 사례로 자랑하면서도 정작 비용에 대해서만은 입을 꾹 닫고 있다. "창당하고 후원회 한 번 못했는데 억대로 추정되는 이사비, 공사비는 다 어디서 났느냐"는 물음이 나올 만하다.

우리당 이사로 가장 신난 사람들은 식당가 등 주변 상인들이다. "매상이 전보다 세 배 이상 올랐다"며 희색이 만연하다. '여의도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일부 당직자는 "입맛 맞는 식당 찾기가 어렵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한편 우리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견제하고 나섰다. 박영선 대변인은 "천막당사는 가설건축물법상 전기·수도·가스를 설치할 수 없다"고 불법 문제를 제기했다. 박양수 조직위원장은 "우리가 천막당사 자리를 얻으려 할 때 서울시는 안 된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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