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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프라다그룹 회장·영국 농부… 2004 광주비엔날레 "참여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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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프라다그룹 회장·영국 농부… 2004 광주비엔날레 "참여관객"

입력
200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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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은과 민중미술가 박불똥, 법학자 안경환과 화가 김병종,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안토니오 네그리와 남아공의 설치작가 켄델 기어스, 프라다그룹 회장 미우챠 프라다와 한국의 비디오설치 작가 이경호, 영국 농부 로스 췌링턴과 영국 작가 데미언 허스트.어떤 조합일까? 9월 10일 개막해 11월 13일까지 계속되는 2004광주비엔날레의 '참여관객'과 작가들의 조합이다. 5회를 맞는 광주비엔날레가 참여관객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작가들을 선정했다. 이용우 2004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엔날레의 전시구상을 밝혔다.

참여관객은 작가 선정에서부터 실제 출품작 제작과정까지 작가와 협업자, 매개자로 공동작업을 진행해나간다. 이용우 총감독은 "UN 직업통계, 한국노조 통계 등 13가지의 통계지표를 토대로 지역과 인구, 직업, 종교 등의 분포를 따져 세계 각지에서 대표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참여관객 60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농부, 기능공, 회사원, 주부, 학생 등 '일반 관객'과 미술 아닌 다른 문화생산 영역의 '문화생산 전문가', 그리고 시대적 쟁점과 현안에 대해 제안하고 행동하는 '문화 행동가'로 분류된다.

세 분야의 참여관객은 기업인, 사상가, 행정관료, 작가, 생태운동가, 변호사, 영화감독, 탈북 주민까지 지구촌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다양하다. "예술과 문화는 대중적 접속력과 소통이 가능한, 건강한 사회적 네트워킹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 이 같은 전시 구상의 배경이다.

이렇게 선정된 작가들 중에는 1990년대 이후 세계 미술의 주류로 급부상한 영국 미술의 대표적 작가 데미언 허스트 등 유명 작가들이 포함됐다. 자연적 기후현상을 작품의 구성요소로 써서 생태적 메시지를 전하는 덴마크 작가 올라푸르 엘리아슨, 2002년 휴고 보스 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젊은 작가 피에르 위그, 인도 출신의 명상적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쌍방향 비디오작업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제니퍼 스타인 캠프, 불꽃놀이 작업으로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맹활약하고 있는 중국 작가 샤이 구오 치앙 등 세계미술의 첨단을 걷고 있는 작가들이 찾아온다.

참여관객들은 1월 중순 광주에서 열린 '참여관객 워크숍'을 시작으로 전시 기획 및 작품 제작과정에 참여했다. 워크숍 기간의 토론과 의견 조사를 토대로 작가가 선정됐고, 작가들은 참여관객과 각각 짝을 이뤄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고 있다.

또 5회 광주비엔날레는 단순히 '본 전시'와 '특별전'으로 구별하던 과거의 전시 관행을 탈피, 주제전과 현장전으로 구성했다. 주제전은 60쌍의 참여관객과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전시다.

3개의 전시실에서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이라는 2004광주비엔날레의 주제를 다룬다. "먼지 한 톨은 현대 산업·문명·소비사회의 각종 억압과 파열음의 상징이며 소멸의 동기이자 무생물적 분자지만 물과 섞여 생명체로 거듭나는 희망의 메시지이며, 물 한 방울은 소멸하는 것들에 운동성을 부여하고 서로 소통케 하는 생물학적 매개물"이라는 것이 주제에 담긴 의미.

3개 전시실 외에 주제전의 마지막 부분에는 '클럽'이라는 공간이 전시는 물론 공연, 세미나가 진행되는 미학적 놀이터를 만든다. '현장전'은 일반 관객이 함께 하는 전시들로 광주지역 작가 30여 명이 참가하는 '한국 특급', 장애인과 외국인 노동자 등이 참여하는 '그 밖의 어떤 것들' , 지하철 전동차 4량의 안팎에 작업이 걸리는 '에코 메트로' 등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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