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한나라당 김형오 의원과 행자부 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김정길 후보가 세번째 격돌한다. 14대와 16대에서의 맞대결은 모두 김 의원의 완승. 하지만 이번 선거 구도는 심상치 않다.
탄핵 정국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김정길 후보가 46.4% 대 25.1%(KBS·미디어리서치 21일), 29% 대 18%(중앙일보 22일) 등으로 10∼20%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며 김형오 후보를 앞섰다.
이에 대해 김형오 후보 측은 "이달초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가 되려 15%를 앞섰다"며 "한나라당이 남은 기간 바뀌는 모습만 보여주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면서 김 후보측은 부산지역 후보 중 최다선(3선)의 이력을 앞세워 'PK간판론' '인물론'으로 승부 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김정길 후보가 대선불법자금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되고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도 은연중에 강조한다.
8번째 총선(12, 13대 당선)에 나서는 김정길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만큼은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탄핵정국 이후 지지율 상승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어서 다른 지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부산에서 가장 낙후하고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는 영도구의 실질적 발전을 앞당길 적임자"임을 집중 홍보중이다.
20여년간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펼쳐온 민주노동당 유장현 위원장은 노동자와 서민,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며 10∼15%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14년간 영도구청에서 공직생활을 한 한영중 자민련 부산시지부 부위원장과 무소속 오정길 후보도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충남 공주·연기
현역 의원인 자민련 정진석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됐으나 탄핵 역풍이 불고 난 뒤 열린우리당 오시덕 후보와 정 후보간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도농 복합선거구로 유권자 수가 15만9,000여명(공주 9만8,000여명 연기 6만1,000여명)에 달하는 이 곳은 행정수도 이전에 특히 관심이 많다. 정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을 현실화할 충청의 대표인물'(정 후보)임을, 오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이뤄낼 후보'임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박희부 후보만 연기 출신이고 나머지 네 후보가 모두 공주 출신이라는 점이 공주 연기간 소지역대결 양상이 벌어질 경우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정 의원은 잘 알려진 대로 공주의 거물 정치인 정석모 전 의원의 아들로 자민련의 대표적인 차세대 주자.정 의원측은 "행정수도이전특별법 제정의 1등 공신이라는 점, 충청권의 차세대 대표주자라는 점을 내세워 인물론으로 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당 오 후보측은 탄핵 역(逆)역풍을 의식, 정치 쟁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오 후보측은 "여당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 후보는 14대 때 국민당으로 당선됐던 때의 득표력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류근복 후보는 노동자·농민의 대변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무소속 이성구 후보도 16대에 이어 표밭갈이에 나섰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