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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민속박물관 공무원채용 불공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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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민속박물관 공무원채용 불공정하다

입력
200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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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선발의 1차 기준은 무엇인가. 공정성과 기회균등으로 널리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리라. 기관마다 사사로이 뽑는다면, 정부기관은 '사당화'되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박물관의 기둥인 학예직 선발의 무정견성을 살펴보자. 탄핵국면으로 전국이 시끄러웠던 12일, 국립민속박물관은 학예직 6명을 선발했다. 본디 9명 공채였는데 3명은'해당자 없음'으로 뽑지 않았다. 당연히 잡음이 나오고 있다.

첫째, 뽑힌 6명 가운데 미술(공예) 전공자가 2명이다. 관장에 미술사학자를, 그것도 공모를 거친 국악원 등과 달리 '내려먹기식'으로 결정한 처사가 반발을 샀던 것을 고려한다면, 오비이락의 오해를 받을 만하다. 금년의 공예전을 대비하여 사람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왜 내년에는 바다전시회가 있는데도 생업기술사는 공고만 내놓고 뽑지 않았는가.

둘째, 적은 보수에 갖가지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비정규직 3인을 정규직으로 뽑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립민박은 자고로 임시직을 거치면서 전문성 못지않게 충성도를 기준으로 정규직 공무원으로 '진입시켜주는' 의연한 전통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관장의 학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미술사 분야와 기존의 임시직 출신을 제외하면 공개채용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막말로, 국가공무원 채용에서 자신들이 '예정했던' 사람만 뽑고 나머지는 들러리 세운 격이 되었다. 부디 뽑힌 분들이 오해 없길 바란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발언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뽑는 절차에 합리성이 담보되어 있지 못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실제 전공자들이 다수 응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자 없음'으로 발표한 것은 실로 국가기관이 '전문적 청년 실업자'들을 우롱한 처사라 볼 수 있다. 임시직을 반드시 밟아 '충성도 시험'을 거치거나 관장과 전공이 가까워야 학예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아예 공고를 내지 말았어야 옳을 일이다.

관장 일개인의 독주에 의하여 박물관을 가히 '사당화'시킨 민속박물관의 '사병화' 현상이 신임 관장 취임 반년도 못되어 또다시 재현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문광부나 감사원은 국립민박 공무원 채용의 허실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 선거와 탄핵정국도 중요하지만, 행정부라도 제대로 돌아가야 할 것 아닌가. 문광부 공무원채용이 이토록 후진적이란 뒷잡음을 들어서야 어찌 문화강국을 도모하겠는가.

주 강 현 한국민속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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