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중부지방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기상 관측사상 3월 중 강설량으로는 최대이며 재산 피해는 무려 6,000억 여 원에 이르는 큰 피해가 났다. 기상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고 기상 이변이 얼마나 큰 재난을 가져오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우리나라 기상 관측은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으나 근대 기상 관측은 1904년 3월에 시작되었으므로 올해가 꼭 100주년 되는 해이다. 기상은 지구의 일차환경이다.
기후의 분포 및 기상의 변화는 지구상의 생태계 및 생명체의 존재는 물론 그들의 분포와 활동을 좌우하며 나아가 인간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기상 예보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예보의 정확도가 85%를 넘게 되었다. 아직 미흡하지만 재난 예방과 인류의 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30년 동안에 한두 번 나타나는 기상현상을 기상이변 또는 이상기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근래에는 100년 관측사상 처음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너무나 빈번해서 홍수, 태풍, 강설, 이상고온 등 이상기상이 정례적인 것, 정상적인 것이 되어 우리나라 기상과 기후의 특성이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 특히 기상재해가 많은 나라이다. 매년 반복되는 수해, 풍해 등 기상재해는 통제가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나라와 같이 기상재해가 많은 환경조건에서 지금과 같은 체제와 대책으로는 매년 증가하고 피해 규모도 대형화하고 있는 기상재난을 통제하기는 매우 어렵다.
기상현상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은 동시에 카오스(혼돈)이다. 예측의 한계가 존재하는 현상이다. 기상 예측은 종합 과학 기술이다. 기상예보의 수준은 현대과학의 수준이기도 하다. 예산, 장비, 기술을 확보하고 인재 양성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제 100년 역사를 갖게 된 기상청은 근본적인 개혁과 혁신을 해야 한다. 21세기 사회, 경제적 여건과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 그리고 삶의 질 향상 등을 고려할 때 더욱 혁신이 필요하다. 단순한 관측 및 예보 업무를 질적·양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정보화 시대, 지식산업 시대, 시민 중심 시대에 맞춰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꾀해야 한다.
급속히 발전하는 과학기술 시대에 맞게 선진국 수준으로 기구를 확장하고 운영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상 발생과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나타날 각종 변화를 미리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국가 정보로서 국가 전략 계획에 반영토록 하고 재난 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는 재난이 있을 때는 온 사회가 관심을 표한다. 그러나 잠시뿐이다. 반면 장기적으로 기상과학과 기술의 발전 및 기상 업무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과학기술 분야에 비해 투자가 너무도 인색하다. 기상재해가 발생하면 한번에 수천억 내지 수조원의 피해가 난다. 그러나 각종 현대식 기상시설 확충과 기상장비 구입이나 연구 개발 사업 등에 투자하는 액수는 너무나 빈약하다. 매년 기상재해 피해액의 10%씩만 더 투자해도 기상재해는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근대 기상 100주년을 맞아 유용한 기상 정보를 활용해 우리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기를 기원해 본다.
민 경 덕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