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조지 W 부시 정부가 이라크 공격에 집착, 알 카에다의 위협을 무시했다는 리처드 클라크 전 테러담당 보좌관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클라크의 주장이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한 반격이다. 그러나 24일 9·11진상조사위의 증언을 앞두고 있는 클라크는 정치적 동기를 부인하며 물러설 기세가 아니어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22일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사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폴 월포위츠 국방 부장관 등 클라크의 저서 '모든 적에 대항하여'에 언급된 부시 정부 관리들은 TV와 라디오 출연, 신문 기고, 대변인 등을 통해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브리핑을 열어 클라크의 정치적 의도를 부각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이날 클라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을 돕고 있는 전 백악관 테러 담당 보좌관 랜 비어스의 가까운 친구임을 거론하며 그의 책 출간은 케리 의원 선거 홍보용이라고 비난했다.
체니 부통령은 보수적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러시 림보와의 인터뷰에서 "클라크가 승진에서 누락돼 백악관을 떠나게 돼 불평할 것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22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반박문을 기고하고 ABC, NBC, CBS, CNN 등 주요 방송에 출연, "그가 제출한 테러 대책은 클린턴 정부 때도 채택되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클라크는 이날 아침 ABC 방송에 출연, "부시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9·11에 어설프게 대응했다"며 "그는 바로 빈 라덴을 쫓아갔어야 했다. 그는 이라크를 침공함으로써 대 테러 전쟁을 크게 악화시켰다"고 재차 공격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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