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있지만 필자는 광고를 '그 브랜드의 옷'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엔 겨울 옷을 입고, 여름엔 여름 옷을 입듯이 유행을 좇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은 옷이나 광고나 마찬가지다. 옷이 사람의 날개인 것처럼 광고도 그 제품의 날개여야 하는 점도 비슷하다.요즘 광고계에서 가장 유행하는 키워드는 바로 웰빙이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 나오는 제품들마다 웰빙을 소재로 한 '옷'으로 갈아 입고 자신을 포장한다. 벽지도, 마루도, 가전제품도, 모두들 웰빙과 건강을 이야기한다. 이 같은 비슷한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일단 다르게 보여야 한다. '남들이 외칠 땐 속삭이고, 남들이 속삭일 때 소리질러라'라는 광고계의 속설처럼.
많은 광고들이 빅 모델에 연연해 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처음 보는 참신한 모델만 써도 광고는 많이 달라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TTL 광고 속의 임은경이다. 그녀의 경우 우리가 늘 보던 모델이었다면 그 광고가 그렇게 달라보일 수 있었을까. 당연히 아니었을 것이다. 이렇듯 광고는 모델에서 컨셉, 말 한마디 모든 것을 다른 광고, 제품과 달라 보이기 위한 싸움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남과 달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광고를 보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광고를 만든다면 그 어떤 제품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명심하라, 아무리 훌륭한 비주얼이나 카피도 소비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공리공론일 뿐이다. 다시 한번 기억하라. 남들이 검은 옷을 입을 때 흰옷을 입어라.
그런 점에서 최근 빅 모델 채시라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달랑 나무 한그루만을 내세우고 있는 '대림 e편한세상'의 아파트 광고가 눈에 쏙 들어오는 이유도 기존 아파트 광고와 무언가 다르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면 그냥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 이렇게 그냥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다른 광고와 차별성을 갖는 방법이 아닐까.
흔히 광고의 3대 요소로 3B를 말한다.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 등을 소재로 하는 광고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필자는 여기에 '대림 e편한세상' 광고에 등장하는 나무인 아름드리 나무(Big tree)를 포함해 4B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웰빙과 건강을 강조하는 시대를 맞아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고 기분 좋게 해 준다면 조건은 충분하지 않을까.
김 기 영 리앤디디비 캠페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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