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여야간 재검표 공방과 함께 선거 전날 타이난(臺南)에서의 총통 피격사건을 둘러싼 의혹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더욱이 민진당 의원들이 선거 승리 직후 "똑똑한 총알 두 발이 천 총통 지지율을 8∼10% 끌어 올렸다"고 말해 자작극 의혹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23일 현재 총탄 한 발과 탄피 2개를 확보한 경찰은 "범인의 키는 170㎝ 정도로 추정되며 근접거리에서 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만 밝힌 상태다.
중국시보와 중앙일보 등 대만언론은 22일 피격사건을 자작극으로 보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며 '12대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의문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사건 직후 정황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타이베이(臺北)의 총통부가 "총통이 총탄에 맞았다"고 발표부터 한 것이 문제다. 뭔가 사전 시나리오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다. 총통이 탔던 무개차 바닥 등에 혈흔이 전혀 없고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그날 따라 총통이 방탄복을 입지 않았고 경호원이 아닌 민진당 현 의원이 무개차를 운전한 사실도 의혹을 키운다. 게다가 탄피 두 개는 사고 현장에서 10㎞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고 발견자의 신원도 밝혀지지 않았다. 무개차 조수석에 앉았던 경호원이 총통의 복부에서 흐르는 피가 목격될 때까지 총탄흔적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점도 의외다.
더욱이 총통을 수술한 치메이 병원이 사전에 비상대기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병원의 한 간호사는 "오전 10시에 '오후에 큰 일이 있을 것 같으니 조퇴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당측은 의혹 해소를 위해 총통의 총상을 직접 확인하겠다고 제의했지만 총통부는 이를 거부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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