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일자리창출과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제시한 '기업도시'와 관련, 삼성이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일대를 기업도시로 건설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최근 '포브스'지 한국판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기업도시에 관심이 많고, 또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삼성의 기업도시 건설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강 회장은 또 "기업이 기업도시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만들어 지원 중"이라며 지원의사도 분명히 했다.
기업도시란 단순한 전후방 산업집적단지 차원을 넘어, 기업이 토지수용권을 가질 뿐 아니라, 주거 교육 의료 상업 등 도시계획을 주도적으로 행사하는 자족형 도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탕정면에 건설 중인 61만평 규모의 액정표시장치(LCD) 단지를 기업도시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히 탕정면 부근 부지 98만7,000평을 추가로 매입, 이중 55만평을 주거용지로 개발해 협력업체를 포함한 직원들의 주거시설과 학교 병원 등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도시로 개발되면 땅값 상승과 주택·상가 등의 개발 및 분양이익이 고스란히 기업에 돌아갈 뿐 아니라 경제자유구역에 준하는 법인세 감면이나 연구개발(R&D) 투자세액 공제 혜택이 기업에 주어진다.
전경련의 용역을 받고 기업도시 모델을 처음 개발한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기업도시는 영·호남 등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 지역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과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충청권의 아산이 기업도시로 개발되면 수도권이 확대되고 지역 격차가 커지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과 충청권에 기업도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재정경제부 일각에서 일자리 창출과 건설경기 부양을 이유로 이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최종결정이 주목된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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