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체제 출범으로 야권은 가히 '여성천하'시대가 도래할 조짐이다. 민주당도 추미애 의원이 단독 선대위원장직을 조건부로 수락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박 대표는 민주공화당 총재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최초의 부녀 당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여성 당수로는 두 번째. 일찍이 1965년에 박순천 여사가 민중당 당수로 테이프를 끊었지만, 박영숙 신낙균 전 의원이 각각 평민당과 국민통합21의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을 뿐 좀처럼 당수직에는 오르지 못했다.박 대표는 97년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므로 단 6년 만에 제1당의 정상에 오른 셈이다. 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출한 박 대표는 차분하고 조용한 외모와는 달리 거침 없는 정치행보를 보여왔다는 평이다. 임명직 부총재 제의를 거절하고 부총재 경선에 뛰어들거나 당 쇄신을 요구하면서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게 그런 사례다.
박 대표는 "원칙 강박증" 환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언행일치에 철두철미하다. 주변에서 답답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공개석상에서 말을 아낀다. 서강대 재학 시절 운동권 학생이 박 대표의 도시락을 내던지자 묵묵히 밥알을 쓸어 담고 보자기에 싸서 식당을 나섰다 등의 그의 고지식한 성품을 드러내는 일화는 무수히 많다.
박 대표는 22살 때인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암살당한 직후 프랑스 유학 생활을 접고 귀국, 5년 동안 영부인 역할을 했다. 권력의 속성을 체험으로 아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평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52세 서강대 전자공학과 육영재단 이사장 15·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부총재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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