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채용에 있어 최근들어 가장 두드러진 패러다임은 공채 대신 수시채용, 신입사원보다 경력직을 기업들이 선호한다는 점이다. 대졸 구직자들에겐 부담스러운 얘기이지만, 경력직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기업들은 경력직을 채용할 때 헤드헌팅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기업들이 주로 어떤 인재들을 원하고 있는지, 구직자들이 이런 헤드헌팅 업체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헤드헌팅 활용법을 소개한다.3∼5년차 대리급을 가장 많이 찾는다
헤드헌터들이 임원급 관리자들을 주 타깃으로 한다는 건 옛말이다. 경력직 채용이 보편화하면서, 헤드헌팅 대상도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채용전문업체 헬로잡이 51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경력직은 3∼4년차라는 응답이 31.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6년차(17.6%), 7∼8년차(13.7%) 등의 순이었다. 직급은 대리(45.1%)를 우선적으로 스카우트하겠다고 대답했으며, 이어 과장(25.4%), 사원(13.7%) 등의 순이었다.
또 채용전문업체 인크루트가 올들어 기업들이 의뢰한 3,728건의 헤드헌팅을 분석한 결과, 경력 3∼5년차 인력을 요구하는 비율이 전체의 45.0%로 가장 높았다. 경력 5∼10년차를 요구하는 경우가 25.5%였으며, 1∼2년차가 8.5% 등이었다.
헬로잡 최윤선 팀장은 "외환위기 이후 신규 채용이 줄고 명예 퇴직이 늘어나는 바람에 현재 대리·과장급에서 인력 부족현상이 심하다"며 "또 기업들은 너무 나이가 많거나, 아직 충분한 경력을 쌓지 못한 신입직들을 스카우트 하는데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급별·기업유형별 전략
헤드헌팅 업계에 따르면 1∼2년차 신입급의 경우 서울 중상위권 대학의 상경계열 졸업자로, 외국어에 능통한 인력을 많이 선호하며 토익성적을 대부분 요구하고 있다.
대리급은 동종업계의 경력을 가장 중시했고, 중간관리자급은 동종업종에서도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지를 가장 크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직 임원들은 학력과 인맥은 물론, 인품에 대한 주변의 평가와 이직 횟수 등을 고려하는 기업이 많았다.
기업유형별로는 대기업에서는 대부분 학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중견기업 이상에서 근무했는지 여부 등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은 학력보다는 직무 적합성을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으며, 대기업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계 기업은 외국어 실력과 동종업계 경력을 가장 많이 따졌다.
헤드헌팅 활용전략
인크루트 서미영 이사는 "헤드헌터는 전화통화와 직접 미팅을 포함해 하루 평균 100여명과 접촉한다"며 "따라서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분명하게 각인시키고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하는 것은 채용과정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이며, 이 때문에 1차 면접권을 사실상 헤드헌터들에게 의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헤드헌터들이 업종에 따라 전문화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헤드헌팅 업체에 이력서를 보낼 때 자신이 희망하는 직종을 담당하는 헤드헌터를 먼저 확인하고 이력서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서 이사는 "기업들은 경력직을 채용할 때 수익창출 능력이 얼마나 되는가를 중시한다"며 "이력서를 작성할 때도 이를 가장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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