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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2003년 국민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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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2003년 국민계정

입력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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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대 2. 2003년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했던 수출과 내수의 몫이다. 내수는 실종된 채 오직 수출만이 한국경제를 먹여 살린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98.2%에 달한 반면 내수 기여율은 1.8%에 그쳤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1.4% 감소, 환란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극심한 내수부진으로 경제구조마저 서비스 주도형에서 제조업 주도형으로 '회귀'해버리는 후진상이 연출됐다. 내수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서비스업의 경우 국민경제내 비중은 절반이상(57%)을 차지하지만, 정작 성장기여율은 28%에 그쳤다. 대신 제조업 기여율이 40%에 달했고, 국민경제안의 차지비중이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건설업이 전체성장의 20%를 견인하는 기형적 구조가 나타난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때문에 한국경제가 2차 산업 중심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다.

내수 침체와 서비스업 부진은 '고용없는 성장'으로 이어진다. 수출과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3.1% 실질성장에도 불구, 수만개의 일자리가 증발된 것은 바로 내수와 서비스가 전혀 뒷받침되지 못한 '수출-제조업 외끌이형' 경제였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1만2,646달러)이 1만2,000달러를 돌파했다고는 하나, 체감소득은 이를 따라주지 못한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통신기기 컴퓨터 등 주요 수출품목 가격은 떨어진 반면 원유 원자재 수입가격은 크게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했다"며 이 때문에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실질성장률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1.8%에 그쳤다고 말했다.

수출호조로 금년 1·4분기 성장률은 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소비결빙에 따른 내수·서비스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여서, 자칫 경제구조의 왜곡과 고용없는 성장의 고착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한국은행은 이번 GDP통계작성에서 기준연도를 1995년에서 2000년으로 변경하고, 편제방식도 새로운 국제기준(1993 SNA)으로 개편했다. 그 결과 GDP통계에 몇가지 중요한 변화가 생기게 됐다.

우선 사상 처음으로 사교육비가 GDP통계에 잡히기 시작했다. 한은이 추계한 지난해 사교육비는 4조2,000억원. 한은 관계자는 "사교육비가 국민경제안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마땅한 추정방법이 없어 GDP통계에 넣지 못했다"며 "교육개발원 등의 추계금액을 토대로 GDP에 처음 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단, 학원비나 교재비 등 이미 GDP에 반영되는 부분은 빼고 개인·그룹과외처럼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음성적 사교육비만을 추정해 4조2,000억원으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1995년까지는 없었지만 2000년이후 새로운 산업으로 크게 부상한 초고속인터넷, 화물수송브로커 등도 GDP통계에 처음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종전엔 없던 항목이 추가되면서 GDP규모는 당초보다 늘어나게 됐다. 과거 기준으론 596조원이던 2002년 GDP총액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684조원으로 88조나 증가하게 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변경으로 GDP나 국민소득이 모두 10%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생겼다"고 말했다. 즉, 과거 기준을 따랐다면 작년 실질성장률은 3.1%가 아니라 2.7∼2.8%, 1인당 국민소득도 1만2,646달러 아닌 1만1,000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기준변경 덕에 성장률 3%, 1인당 소득 1만2,000달러를 간신히 돌파하게 된 셈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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