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저항단체 하마스의 창설자 셰이크 야신의 살해사건으로 이슬람 세계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중동정세는 이미 이라크 침공 1주년을 맞아 저항세력의 폭탄테러로 극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마치 석유통 근처에다 성냥불을 그어 댄 형국이다.샤론 이스라엘총리의 지시로 감행된 야신 표적살해의 야만성은 아랍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제사회가 어렵게 만든 중동평화 로드맵이 파탄이 나게 됐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규정하고 개입하느냐에 따라 위기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 정부는 이 사태에 대해 처음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듯 하다가 나중에 태도를 바꾸는 등 갈피를 못 잡을 정도로 이 사태는 미묘하다.
이제 중동분쟁은 지구 저쪽 남의 일이 아니다. 아직 전면적인 전쟁의 기미는 없지만 이라크사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스라엘이 개입된 중동문제는 곧장 미국과 이라크로 연결된다. 이라크 재건사업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되고, 결국 우리 파병부대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또 중동이 위기로 치닫고 여기에 이라크사태까지 뒤엉킬 때 국제유가가 춤출 것은 자명하다. 우리의 주수입원인 두바이산은 이미 배럴당 31달러를 넘어섰다. 고유가가 우리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중동사태에 작용할 수 있는 우리의 힘은 거의 없다. 대신 이 지역의 불안으로 인해 우리가 안게 될 위험은 너무 크다. 파병부대의 안전과 고유가 동향에 정부의 각별한 대처가 요구되는 이유다. 아울러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동지역과 이슬람 연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줄 안다. 이는 우리의 국가전략적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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