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테러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이 우리 정부에 한국에 체류하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들 사이에서 '하왈라(Hawala)'라는 해외송금 시스템이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해 왔다. 하왈라는 미국이 '알 카에다'의 테러자금 송금 루트로 의심하는 것으로 미국은 조만간 우리 정부에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A6면22일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1일 발표한 '2003년 국제 마약거래 규제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에는 3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중동지역 출신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이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한 '하왈라'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왈라'란 서구식 은행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이슬람권에서 생겨난 비공식적 외환송금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의 '환치기' 와 수법이 유사하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알 카에다'의 자금줄 차단을 위해 주요 국가에 대해 자국내 존재하는 '하왈라' 조직의 실태파악과 단속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에도 하왈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연간 거래금액이 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내 하왈라 시스템이 국제 테러자금의 이동통로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에 실태파악과 대책 마련 등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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