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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 부시 "이라크戰 결정"에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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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 부시 "이라크戰 결정"에 맹공

입력
2004.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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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정부가 9·11 테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이라크 공격을 위해 알 카에다의 위협을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재선을 노리는 부시 진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미 백악관의 테러담당 보좌관을 지낸 리처드 클라크(사진)는 테러와의 전쟁 이면을 담은 저서 '모든 적에 대항하여'에서 부시 정부의 알 카에다 정보에 대한 대응과 이라크 공격 결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클라크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를 번갈아가며 30년 동안 대 테러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현 부시 정부에서 2년 동안 일하다 지난해 3월 퇴임했다.

클라크는 부시 대통령을 이라크 공격을 위해 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연관 관계에 대한 증거를 찾도록 강요한 정보 오도의 지도자로 그렸다. 또 딕 체니 부통령을 정부의 정치적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 사실은 무시하는 '우익 세객'이라 불렀다.

클라크는 또 책에서 9·11 테러 수 개월 전부터 알 카에다의 중대한 위협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회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을 때 고위 관계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면서 "그는(부시 대통령은) 9·11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었을 때 몇 달 동안 테러리즘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책 발매를 하루 앞둔 21일 CBS 방송의'60분'에 출연한 클라크는 "내가 9·11 다음날 알 카에다와 이라크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자 부시 대통령이 다른 몇 명과 함께 어떤 방으로 나를 끌고가 '이라크! 사담! 관련이 있는지 알아내'라고 외쳤다"며 "그가 꾸며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은 매우 협박조로 들렸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알 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에 기반을 두고 있었는데도 9·11 직후 각료회의에서 "버젓한 목표물이 하나도 없는 아프간 대신 좋은 목표물이 많은 이라크 폭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클라크는 주장했다.

클라크는 "불필요하고 값비싼 이라크 전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활동만 강화시켜주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정치적 동기가 가득한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맞받아쳤다. 백악관의 버틀렛 국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라크가 대 테러 전쟁의 방향에 대해 그렇게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 왜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에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60분'에 출연"대통령이 클라크에게 그런 압력의 말을 한 대화의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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