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에너지 절약…" 발표만하고 팔짱 낀 정부 자율 10부제 "헛바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에너지 절약…" 발표만하고 팔짱 낀 정부 자율 10부제 "헛바퀴"

입력
2004.03.23 00:00
0 0

22일 오전 11시 서울 모 구청 옥외주차장. 정부의 승용차 자율 10부제 시행 첫날이지만 구청 정문 출입구에는 10부제 관련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차장에는 이날 단속대상인 끝자릿수 2번 승용차 8대가 정차해 있었다. 볼일을 끝내고 끝자릿수 2번 승용차에 오른 주부 이모(39)씨는 "10부제 시행은 금시초문"이라며 "구청에서 차량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맞은편 모 세무서 주차장에도 10부제 안내판이 없었고 2번 차량 4∼5대가 눈에 띄었다.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정부의 에너지소비절약강화대책이 시행됐지만 주요 내용인 승용차 자율 10부제가 정부의 홍보부족으로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자율 10부제와 함께 백화점 등의 옥외조명 사용 자제, 카풀 참여 촉진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시행 사실도 모를 뿐더러 대책 자체도 주먹구구식"이라는 반응이었다.

이날 차량 10부제 안내판이 비치된 곳은 정부부처 및 관련기관, 몇몇 중·고교에 불과했다. 구청 세무서 등 일선 관공서는 물론, 주요 정당 건물, 병원, 백화점, 대기업 등의 주차장 입구에서는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모 구청 관계자는 "10부제 시행과 관련한 별도 지침이 없었다"고 털어놓았고 택시기사 장모(40·여)씨는 "길거리에서 10부제 시행 현수막 하나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차량 10부제 안내판을 단 기관에서도 10부제가 지켜지지 않기는 마찬가지. 국회는 물론, 서울중앙지법, 대검찰청 등 사법기관의 주차장에서도 10부제 위반차량이 10대 이상 발견됐다.

정부차원의 홍보는 언론보도 이외에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회사원 조모(35)씨는 "청와대, 총리실,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도 이번 대책과 관련된 게시물이 없다면 말 다한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에너지절약시민연대 박성문 부장은 "정부 대책은 매번 반복되는 내용으로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며 "대책에 대한 사전점검과 사후평가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안형영기자 ahn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