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기본급의 100%인 8억4,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들도 60% 안팎의 성과급을 챙겨 '적자 은행'의 경영진들이 돈 잔치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국민은행 노조 국민지부(합병 전 국민은행 노조)는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경영 부실과 도덕적 해이의 책임을 물어 김 행장에 대한 문책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국민지부는 23일 오전 여의도 본점 4층 정기주총장에서 정식 발언권을 얻어 김 행장 문책을 주주들에게 요구하고, 주총장 입구에서 피켓 시위도 벌일 예정이다.
이낙원 국민지부장은 "지난해 7,000억원대 대규모 적자는 경기 악화에 대비하지 않은 무모한 가계 여신 증대 드라이브 등 경영 실패에 따른 것"이라며 "적자를 이유로 지난해 비정규직 추석 상여금 10만원(총 8억원) 지급을 거절했던 경영진이 정작 자신들은 막대한 성과급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은행측은 이에 대해 "은행장 성과급 구조가 기본 연봉 성격인 기본성과급(100%)과 초과업적성과급(100%)으로 구성돼 있다"며 "사외이사로 구성된 독립적인 보상위원회에서 실제 행장의 주주가치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음에도 적자를 감안해 그나마 기본성과급만 지급키로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금융계 인사는 "대규모 적자를 냈을 때까지 성과급을 챙길 수 있도록 한 연봉 구조는 직원들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른 인사도 "언제는 월급은 1원만 받고 성과에 따른 스톡옵션을 받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경영 실패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성과급을 받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노조는 최근 직원 2,3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은행 조합원의 의식 및 실태 조사' 설문 결과를 통해 직원들의 82%가 행장 연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옛 국민은행 직원은 92%가 연임에 반대했고, 옛 주택은행 직원도 절반이 넘는 57%가 반대 의견을 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