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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이태백·사오정들이여 사회에 "똥침"을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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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이태백·사오정들이여 사회에 "똥침"을 날려라

입력
2004.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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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제불황과 그에 따른 취업난은 아시아 각국의 공통된 걱정거리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8개국 만화가들이 이같은 현실을 만화에 담아 전시회를 마련했다. 일본국제교류기금은 31일∼4월13일(개최기간 중 무휴) 오전11시∼오후7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문화센터에서 '아시아의 직업 전선'을 주제로 제7회 아시아 만화전을 연다. 전시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이홍우(55) 화백 등 각국 1명씩 8명이 새로 그린 1컷 만화 80점을 선보인다.이홍우의 '선수교체'는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명예퇴직 등으로 30대의 후배에게 자리를 내주고 직장에서 밀려나는 50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축구의 선수교체에 비유해 보여준다.

후쿠야마 요지(54)가 그린 '노숙자의 특별강습'은 일본의 노숙과 실직의 문제점을 해학적으로 꼬집고 있다. 종이박스 집에서 생활하는 한 노숙자가 실직자들을 모아 놓고 노숙생활의 요령을 설명하는 만화로 일본의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말레이시아의 작품은 연고주의를 비판한다. 제네시스(34)의 '연줄이 취직을 좌우한다'는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부자, 형제, 사촌 등 혈연관계로 얽힌 것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지테트 구스타나(37)의 '연고주의'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회사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취직이 어려운 인도네시아의 현실을 고발한다. 필리핀의 준 아퀴노(37)는 젊은이들이 직업을 구하기 위해 수도 마닐라 행 버스에 몰려든 모습을 통해 과거 우리나라의 이농현상이 필리핀에서 재연되고 있음을 표현한다.

한편 수 친(62)의 '아들 대신 면접을 보는 부모'는 이들과 달리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중국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경제 성장 속에서 자식을 귀족처럼 키우고, 그것도 모자라 직장 면접조차 자식 대신하려는 사랑 과잉을 꼬집고 있다.

취업난을 역이용하는 고용주, 직장 내 성차별, 일을 찾아 고국을 떠나는 근로자, 가족에게 조차 외면당하는 아버지의 비애 등을 그린 만화도 전시된다.

일간지, 주간지 등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풍자와 해학을 통해 어두운 현실과 사회 부조리에 가한 일침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서울 전시회가 끝나면 필리핀, 태국,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을 순회한다. (02)2122―2826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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