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배후'가 있는지를 놓고 다시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서 녹음테이프 등을 제시하는 한편 선관위와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를 이유로 총선 자체에 회의적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자칫 "선거 보이콧 움직임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당도 민주당측이 우리당 중앙당 관계자를 사칭해 녹음을 채집했다면서 맞고발키로 해 양당의 갈등이 또 법정다툼으로 비화할 전망이다.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22일 상임중앙위에서 "우리당의 조직적인 인원 동원이 사실이라면 자발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포문을 열었다. 장성원 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의 대규모 인원 동원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당국은 이를 방치·선동하고 있다"며 정부를 겨냥했다. 이런 와중에 강운태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심장부에서 무법적·불법적 집회가 자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자칭 여당의 조직적 개입으로 지금은 국가적 비상상황이며 근본적으로 선거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도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우리당은 시민의 이름을 도용한 신(新)관권·불법선거운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이에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제2의 역풍'을 우려한 듯 적극적인 공세를 삼가는 모습이었다. 오전에 열린 상임운영위에서도 "우리당의 불법행위에 대해 민주당·자민련 총무와 논의하자"는 정도의 얘기만 오갔다.
이에 대해 우리당은 민주당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이 총무국 관계자를 사칭해 지구당 직원들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우리당은 장 부대변인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민주당 발표내용을 그대로 보도한 언론에 대해 정정보도를 신청키로 했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지역구에서 당원들에게 자발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삼삼오오 참석했으며 처와 막내 아들, 보좌관 등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민주당측 폭로를 부인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은 국민의 민주주의 축제를 모욕하고 있다"며 "저질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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