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세계 물의 날'이었다. 올해도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여러 가지 행사를 개최했지만 탄핵정국의 회오리에 묻혀버렸다. 일시 다른 이슈에 밀렸다고 해서 해소되지 않는 것이 민생문제이며, 물 문제도 민생의 하나다.유엔은 매년 물의 날 주제를 정하는 데 올해는 '물과 재해'(Water and Disasters)이다. 시의에 맞는 주제인 것 같다. 우선 우리 현실을 둘러보아도 이 달 초에 쏟아진 폭설피해가 물의 재난이다. 지난해 남해안을 강타한 태풍 매미와 지지난해 강릉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루사가 모두 물이 가져온 재앙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황사도 물에서 비롯된다.
세계적으로 볼 때도 물이 야기하는 재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물이 일으키는 재앙의 근원에 기후변화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즉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라는 극단적인 재앙을 맞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에서 우리는 위기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물 분쟁이 터지기 시작했다. 나일강 요르단강 유프라테스강 메콩강 등 국제하천을 놓고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외교관이나 물 전문가들은 21세기 전쟁은 물 때문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제하천이 없어 분쟁의 염려는 없다.
그러나 우리도 물 문제를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인구에 비해 물 자원이 크게 모자란다. 또 산업화 영향으로 수질을 현재수준으로 유지하는 데도 땀이 날 지경이다. 이미 유엔은 우리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지만 개발시대에 집중 건설한 댐의 물을 비교적 풍부하게 쓰고 있다. 수요관리와 함께 환경친화적인 수자원확보 계획을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다. 더욱이 기후변화를 염두에 둔 물 관리 및 수급정책은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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