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는 지난해 4월부터 위성채널로 '겨울소나타(겨울연가)'를 방영한 이후 시청자의 요청에 따라 같은 해 12월 재방송했다.현재 같은 채널에서 '아름다운 날들'을 방송 중이며 4월에는 '올인'을 방송하고, 아사히TV는 9월 '천국의 계단'을 내보낸다. 한국 드라마에 매료된 일본 팬들은 일본 TV를 통한 방송 보기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KBS '뉴스9'를 실시간으로,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은 위성채널 KNTV (Korea Now TV)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한국 배우와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는 전문 잡지나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 소설, DVD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있다.
이제 일본인은 단순히 한국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 뿐 아니라 '한국'을 알고 싶어한다. 그들은 절절한 순애보와 아름다운 정서로 가득한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한국과 그 사람들에 대해 알려고 노력한다. 드라마에서 받은 감동을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고 싶어서, 성우가 아니라 한국 배우의 목소리를 직접 자기 귀로 듣고 느끼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
극히 일부층이 배우는 것으로만 인식되던 한국어의 수강생이 크게 늘어, 최근에는 유명 외국어학원에서도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를 위한 한국어반을 신설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냄새가 확실한 것들에 더 열광한다는 점이다. 여태껏 선보인 한일 합작 드라마들은 일본정서도, 한국정서도 아닌 애매한 정서를 갖고 있어 일본에서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초난강(쿠사나기 츠요시)은 한국을 알고, 그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친한파' 연예인. 그는 모든 대사가 한국어(일본어 자막)인 영화 '호텔 비너스'에도 출연, 지난 3월 초 개봉한 바 있다. 초난강은 방송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과 한국어의 매력에 대해 얘기한다. 후지TV의 '초난강'이라는 프로그램(매주 금 밤 1시25분)에서 재일동포의 애환이나 휴가 나온 대한민국 병사의 애국심 등을 조금은 어눌한 한국어로 인터뷰하는 그의 표정은 늘 진지하기만 하다. '친한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갖는 일본인은 전체 인구비율로 따지면 아직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불과 4∼5년 전만해도 한국의 명물로 남대문이나 동대문시장을 소개하고, 리포터가 과장된 표정과 목소리로 "정말 싸다!"를 연발하는 방송, 혹은 '기무치'나 '야끼니꾸(불고기)'가 한국의 전부인줄 아는 일본인이 대부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한국전문가라며 TV에 등장해 한국에 대해 제멋대로 코멘트하고 있는 소위 '지한파'를 볼 때마다, 한국 사회와 문화, 그리고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가진 '친한파'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정수영·일본 조치대 대학원 석사(신문방송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