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령 제정안이 17일 확정됨에 따라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등 신종 상품이 속속 출시될 전망이다. 증권·투신업계는 내달 본격 시행에 대비,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고 자산운용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실물자산 투자펀드 등 틈새상품 개발
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투자 대상이 기존 주식이나 채권외에 부동산, 금, 석유 등 실물 자산까지 확대된다는 점이다. 한때 유행했던 영화펀드도 이제 법 적용을 받는 정식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시행 초기이므로 당분간 부동산을 제외하면 실물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이미 해외 실물자산 관련지수에 연동하는 펀드나 금리, 주가 등에 연동하는 장외 파생상품 등이 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한투자증권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금 현물가격에 연동하는 금 펀드, GSCI 등 원자재 투자상품 관련지수에 투자하는 원자재지수 펀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고채, 리보(LIBOR) 등의 지표금리 및 주가의 움직임에 연동하는 펀드 등 장외 파생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실물자산 투자펀드를 준비중이나, 시행초기에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원유, 곡물 등 현물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실물자산지수에 연계된 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지수인 CRB지수, 골드만삭스 1차상품 가격지수(GSCI)등에 연계한 펀드를 준비 중이다. 동양종금증권, KTB네트워크 등은 영화 펀드 상품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펀드가 가장 유망
법 개정으로 투자대상이 무한대로 넓어지기는 했지만, 투신사나 자산운용사 등이 그동안 실물자산에 투자해 본 경험이 없어 당장 이같은 펀드가 쏟아져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대상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부동산의 경우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 등 임대수입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나 부동산 개발사업에 자금을 대고 수익을 나누는 펀드,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펀드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와 비교해 투자 대상이나 최소 자본금 규모에 제한이 없어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초기 상품 섣부른 투자는 조심
증권·투신사들은 관련법이 시행되는 내달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신상품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계가 아직 실물자산이나 금리, 환율 등에 연동하는 장외 파생상품 등을 운용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며 초기에 나오는 상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영입한다 해도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운용 방법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펀드, 금펀드, 석유펀드 등 재미있는 이름에 현혹됐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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