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입맛을 세계로." 맥도날드 햄버거가 미국문화의 첨병으로 받아 들여지는 데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고유의 식음료가 세계로 진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차원을 넘어 문화적인 의미를 갖는다. 1984년 24시간 편의점을 효시로 국내에 프랜차이즈 경영기법이 도입된 지 20여년 만에 프랜차이즈 산업은 매년 10%이상 성장하며 현재 가맹본부 1,600여개, 가맹점 12만개, 종사자만도 60만명에 달하는 소자본 창업의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소비자와 직접 부대끼며 터득한 현장중심 마케팅 기법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로 도약하는 대표적 토종 프랜차이즈들을 알아본다.
BBQ, 닭읽는 마을에 이어 최근 우동 돈까스 전문점 U9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제너시스가 5년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결행한 중국 진출이 서서히 결실을 거두고 있다. 중국에서의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해 상하이, 베이징, 텐진, 선양 등 후보지 현지조사를 시작으로 2001년에는 수차례 BBQ치킨 시식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제너시스는 2003년 중국 굴지기업인 '둥팡시황그룹'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지난해 7월 상하이 '비비케(比比客·bibike)'라는 이름으로 4개 점포를 동시에 개점했고, 지난해 말 1개점을 추가해 영업을 하고 있다. 밝고 경쾌한 느낌의 매장과 주 경쟁상대인 KFC에는 없는 배달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을 공략하며 일일 매출 150만위안(元) 내외의 놀라운 성공을 보이고 있다. BBQ 관계자는 "내년 상하이를 중심으로 200개 매장을 더 열 예정이고,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 전 지역을 걸쳐 1만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 상반기중 스페인 현지법인을 설립해 올 하반기 마드리드에 1호점을 열고, 1년 안에 점포를 1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02)3403-9114
퓨전치킨 전문점 'BHC'로 잘 알려져 있는 헤세드는 커피·허브전문점 '후에버'와 여성맥주전문점 '큐즈' 등으로 현재 국내에 550여개의 점포와 8개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헤세드의 강성모(43) 대표는 "성공은 남보다 한발 앞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창의력과 행동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1999년에 개발된 BHC의 간판메뉴인 '콜팝치킨'이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은 후 관련 국제특허를 6종이나 취득하면서 외국진출에 적극 나섰다. 국내시장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으로 일구어 내는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운영 시스템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하기 시작했다. 2000년 2월 일본 동경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불과 4년 만에 미크로네시아, 중국, 대만, 미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9개국에 13개 지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해외 가맹점 수는 모두 25개다. 강 대표는 "올 상반기에 중국 상하이에 헤세드 등 3개 브랜드가 동시에 입점하는 대규모 투자를 성사시킨 후 중화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며, 중국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장을 석권한다는 것이 BHC의 해외 진출 기본 전략"이라고 밝혔다. (031)938-3700
맥주전문 프랜차이즈 와바(WA-BAR)는 86종 이상의 세계 각국 맥주를 분위기 있는 웨스턴 바에서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인테리어 회사로 시작한 장점을 살려 테마가 있는 인테리어와 다양한 이벤트, 프로모션으로 젊은층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사업시작 4년 남짓 만에 국내 130여개의 체인점과 중국에 3호점을 개점하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와바 이효복(36) 대표는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와 2008년 북경 올림픽 등 특수가 계속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 만은 없어, 중국의 무역회사와 합작 자본금 100만불 규모의 현지법인 '와바 차이나'를 설립하고, 지난해 3월 상하이에 1호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1호점이 개설되자마자 가맹점을 개설하고 싶다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세계각국의 맥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기본 컨셉트에 충실하면서 맥주신전, 아이스 바, 명예의 전당 등 독창적 실내장식이 중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같은 해 10월 저장성 이우시에 2호점을 산둥성 칭다오시에 160평 규모의 3호점을 개설했다. 1588-0581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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