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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예총·민예총 통합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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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예총·민예총 통합 기대된다

입력
200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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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를 이끌어 온 두 물줄기가 합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보수단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가 진보단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과 통합의지를 밝힌 것이다. 최근 황석영 민예총 회장은 "나라의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는 하나여야 한다. 다만 통합을 장기과제로 설정해 서두르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성림 예총회장 역시 "문화예술계가 보수·진보로 나뉘어 갈등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황 회장을 만나 두 단체간 상호협력에 대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예총·민예총의 통합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 문화예술계가 두 단체로 나뉘어 사사건건 반목하고 갈등하는 바람에, 대외적으로는 반쪽의 대표성 밖에 인정받지 못했고 국민에게도 많은 혼란을 주어 왔다. 뿌리부터 살펴보면, 두 단체 모두 군사독재체제의 산물이다. 문인·미술·음악협회 등 10개 단체를 거느린 예총은 1961년 설립됐다. 군사독재 하에서 예총이 체제순응적 태도로 기울자, 88년 설립되어 진보적 예술인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것이 민예총이다.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척됨에 따라 문화예술인의 정치종속화 현상도 퇴조하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그들 스스로 마지막 정치종속적 고리를 끊고, 독자적이고 다양한 목소리를 추구해야 한다. 지금의 문화예술계를 보면 나뉘어 반목할 여유도 없다. 정부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예술행사 관람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예술인 10명 중 3명은 창작수입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연 미술 문학 등의 작가는 생계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계는 작가들을 이용하기보다 도움을 주어야 한다. 작가들도 탈 정치적 작업여건을 스스로 조성하여 문화를 꽃피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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