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따른 미국 자산의 수익성 하락은 투자 위험도가 높은 전세계 리스크 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를 여전히 부추기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은 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리스크 선호도를 보여주고 있다.중국은 세계 3대 수입국으로 등장하면서 아시아 각국들의 수출경기를 이끌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국내소비와 투자가 회복되지 않고 있고, 대 미국, 대 일본 수출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한 경제 활력의 통로인 대 중국 수출 증가로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들은 지난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악조건을 극복하면서 8%대의 고성장을 기록한 중국경제에 대한 믿음이 여전히 강한 편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중국으로 향한 수출경기 회복은 금융자산 투자의 방향을 위험 회피에서 수익 추구로 바꾸게 하는 요인들이었다. 하지만 리스크를 선호하는 세계 투자자금의 이 같은 흐름은 오히려 아시아 투자가들에게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본, 한국, 대만의 자국 투자가들은 외국 투자가들에게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중국을 통한 기업실적 증가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아시아 각국의 국내 투자가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하였다면 그들은 향후 세가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주식시장에 뒤늦게 동참하여 버블을 만드는데 일조를 할 수 있다. 둘째, 미국 투자가들이 리스크 선호도를 줄일 경우 세계 유동성이 감소할 상황에 대비해 매수 시점을 늦출 것이다. 셋째, 중국이 경기과열에 따른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는데 따라 자국 수출기업 실적 둔화로 나타나면 매도 우위를 보일 것이다.
미국 투자가들의 리스크 선호도는 중국 경기의 지속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에, 최근의 글로벌 증시는 중국 경기 둔화 여부를 둘러싼 전망 차이로 낙관론과 비관론이 나뉘어져 있다. 당분간 증시에 전해지는 중국 관련 지표는 여전히 양호하고 심지어는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는 매력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속 상승에 대한 기대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올해 2분기 기업 예상실적이 될 것이다. 특히 수출 기업 실적증가 여부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느냐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유동성을 미국에서 찾고 기업실적 증가를 중국에서 찾고 있는 엄연한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변화되지 않았다. 그린스펀이 준 유동성과 덩샤오핑이 준 중국경기에 대한 의존도는 한국의 탄핵, 혹은 대만 총통 피격 등 돌발변수 보다 훨씬 중요한 변수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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