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말에 열리는 총회에서 예정대로 감산을 결정하고 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4월부터 차량 강제 10부제, 심야 영업시간 제한 등 고강도 에너지 절약 조치가 취해진다.20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일단 이달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총회 결과를 지켜본 뒤 감산이 현실화하고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제2단계 에너지 절약대책을 추진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예측 기관들이 동절기가 끝나는 2·4분기부터 유가가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OPEC가 추가 감산을 결정할 경우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이미 마련해 놓은 3단계 비상 조치에 따라 제2단계 조치(두바이유 기준 33∼35달러 상황)인 차량 강제 10부제, 심야 영업시간 제한, 승강기 3층 이하 운행 금지 및 4층 이상 격층 운행, 옥외 조명 제한 및 백화점, 할인점 등의 영업시간외 조명 제한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안정적인 비축물량 확보를 위해 현재 105∼106일분(1일분은 120만∼130만배럴)인 국가 석유 비축물량을 연내에 110일분까지 늘려 미국이나 일본의 120일분에 접근시키기로 했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19일 주례 브리핑에서 "유가 상승에 대비해 3단계 긴급 조치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 밝혔다.
국제석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 가능성, 테러 우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란, 중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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