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주도형 성장이 최근 우리나라의 '고용 없는 성장'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현 일자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최소 3%의 성장이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21일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구조의 변화와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출 취업유발계수(수출 10억원 증가 시 일자리 창출 인원)는 1990년 31.9명에서 2000년에는 15.7명으로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의 취업유발계수가 33.0명에서 24.0명, 투자의 취업유발계수가 20.2명에서 16.1명으로 20%대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감소폭이 매우 큰 것이다. 특히 수출의 서비스업 취업유발계수는 이 기간 21%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제조업 부분 취업유발효과는 19.6명에서 6.5명으로 무려 67%의 하락률을 보여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를 주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의 경우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취업유발효과가 높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일자리 감소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수출 증가가 국내 생산 및 고용을 유발시키기 보다는 수입으로 대체되면서 수출과 내수의 단절 현상이 진행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 성장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나타내는 총수요의 취업유발계수는 90년 28.8명에서 2000년 19.9명으로 31%가 감소, 매년 평균 3%식 고용 창출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상 연구위원은 "이는 다시 말해 매년 최소 3%씩 경제가 성장해야 현재의 일자리를 그나마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90년대 초반에는 2%대의 하락률을 보이다 90년대 후반에 하락률이 확대된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3%의 성장만으로도 부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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