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갑'신(新)정치1번지'로 불리는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지만 지금은 열린우리당 박철용 후보가 한나라당 이종구 후보에 6.6%포인트 앞서 있다. 강남 지역도 탄핵 역풍의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변수들을 대입해 보면 선거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우선 인물적합도와 당선가능성에서 이 후보가 각각 17.8%, 40.0%로 박 후보(각각 8.2%, 23.1%)보다 크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층이 후보지지도에서 34.4%, 정당지지도에서 22.9%가 나온 것도 의미 있다. 때문에 탄핵 역(逆)역풍 가능성과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 등에 따라 판세가 뒤바뀔 소지가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는 20대(39.6%) 호남출신(47.0%) 논현2·청담2·삼성2·역삼2동(37.2%) 등에서, 이 후보는 40대(39.0%) 제주·이북 출신(48.5%) 압구정·청담1·도곡2동(34.8%)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았다. 적극투표의사층(71.0%)에서 지지는 박 후보(35.7%)가 이 후보(31.0%)보다 조금 앞섰다. 민주당 전성철후보는 인물적합도(8.4%)에서 우리당 박 후보보다 0.2%포인트 높았을 뿐, 후보지지도와 당선가능성(2.0%)에선 모두 크게 뒤졌다.
■ 부산 북·강서 갑
공안검사 출신 한나라당 정형근 후보와 정치범 사형수 출신 우리당 이철 전 의원의 대결은 예측불허의 접전이 될 전망이다. 후보지지도에선 이 전 의원이 정 후보를 17.9%포인트 앞서 일단 유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국회의원 적합도에서 정 후보(23.7%)가 이 후보(21.1%)를 다소 앞서고, 당선가능성(정 후보 35.1%, 이 후보 27.1%)도 정 후보가 높아 판세는 유동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층이 후보지지도에서 33.5%, 정당지지도에서 21.4% 나 되는 것도 중요한 변수이다.
이 후보는 20대(45.4%) 30대(45.7%)에서, 정 후보는 60대 이상(28.3%)에서 상대적으로 강세였다. 또 이 후보는 화이트칼라(50.2%) 대재이상(44.1%)에서, 정 후보는 무직·기타(35.3%) 중졸이하(25.1%)에 지지층이 많아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이 후보는 구포1·만덕1동(40.0%), 정 후보는 구포2·3동(23.8%)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컸다.
적극 투표층(70.0%) 중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이 44.8%로 정 후보(22.8%)보다 앞섰으나, '투표할 생각이 없다'(16.6%)는 사람 중에서도 이 후보(26.4%)가 정 후보(15.6%)보다 높았다.
■ 광주 북 갑
호남 한복판에서의 열린우리당 돌풍이 가시화했다. 국회 진출 경험이 없는 우리당 강기정 후보가 6선의 백전노장 민주당 김상현 후보를 39.9%포인트의 큰 격차로 앞섰다. 대통령 탄핵이후 호남 민심이 우리당으로 기울었음을 알게 한다.
강 후보는 당선가능성과 국회의원 적합도에서도 각각 47.9%, 22.4%로 김 후보(17.2%, 12.2%)를 눌렀다. 강 후보의 지지층은 30대(67.3%)를 비롯한 전 연령층에 퍼져 있다. 적극투표층에서도 강 후보가 63.0%의 지지도로 14.2%에 그친 김 후보보다 높았다. 강 후보는 동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때문에 25.0%의 부동층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판세가 뒤집어지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그나마 50대(25.7%)와 농·임·어업층(24.8%), 중흥2동·중앙동·석곡동(18.8%)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았다.
두 후보에 이어 인물적합도에선 민주노동당 김용진 후보(2.6%) 무소속 주성식 후보(1.6%) 한나라당 박영구 후보(1.4%) 순이었고, 당선가능성은 박 후보(1.4%) 김용진 후보(0.8%) 순이었다. '투표할 것'이라는 답은 81.4%,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답은 18.6%였다.
■ 고양 일산 갑
열린우리당 한명숙 후보가 한나라당 홍사덕 후보를 개인 및 정당지지도, 당선가능성 면에서 모두 앞섰다. 한 후보는 20대(58.1%)와 30대(57.0%), 식사·풍산·백석동(56.8%), 화이트칼라(56.1%) 호남 출신(63.7%)에서, 홍 후보는 50대(41.4%)와 주엽 1·2동 장항 1동(31.4%), 자영업자(32.9%), 대구 경북 출신(48.8%)에서 상대적으로 강세였다. 민주당 박태우 후보는 호남 출신들로부터도 3.1%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 당선가능성에서 한 후보는 41.2%, 홍 후보는 23.2%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당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한 인물만 놓고 봤을 때 국회의원감으로는 한 후보(36.6%)와 홍 후보(27.5%)의 격차가 10% 포인트 안으로 줄어들었다. 또 이 지역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앞섰고, 한나라당 지지 경향이 강한 60세 이상 에서 후보 지지도 무응답이 40.1%로 높게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격차는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투표 의향 물음에는 89.0%가 투표하겠다고, 11.0%는 투표 의사가 없다고 각각 답했다. 한 후보의 지지자 중에선 적극 투표층이 95.0%로 한나라당 홍 후보 지지층(90.1%)보다 많았다.
■ 전주 완산 갑
민주당의 전북 공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주 완산 갑은 4선에 도전하는 열린우리당 장영달 후보를 겨냥, 민주당이 이무영 전 경찰청장을 표적공천한 지역. 민주당은 장 후보의 경쟁력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선 장 후보가 59.1%로 이 후보(13.7%)를 4배 이상 앞섰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우리당은 민주당의 5배 이상이었으며, 특히 당선가능성에서는 장 후보(65.3%)가 이 후보(9.6%)를 7배 가까운 격차로 따돌렸다. 농·임·어업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연령과 직업, 학력, 투표 의사, 거주지역 등에 관계없이 장 후보가 이 후보를 상당한 차이로 앞섰다. 탄핵 이후 전북 밑바닥 민심이 우리당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인물적합도에서는 장 후보(36.7%)와 이 후보(28.1%)의 격차가 한자릿수라는 점, 여성 유권자 중 지지 후보 무응답층이 25.8%에 달한다는 점 등에서 실제 선거에서는 지지율 차이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후보를 내지 않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1.2%, 5.6%의 정당 지지도를 기록했다.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88.8%,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11.2%였다.
■ 남해·하동
5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와 '리틀 노(盧)'로 불리우는 열린우리당 김두관 후보가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후보 지지도와 당선가능성, 인물 적합도, 정당 지지도 등에서 모두 한 자릿수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혼전 양상이다.
지지도는 김 후보(36.4%)가 박 후보(28.7%)를, 당선가능성은 박 후보(35.9%)가 김 후보(28.8%)를 앞섰다. 국회의원 적합도에서는 박 후보(34.9%)가 김 후보(32.4%)를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정당지지도에선 우리당(36.6%)이 한나라당(27.7%)보다 높았다.
김 후보는 20∼40대에서, 박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각각 우세다. 화이트칼라(51.6%)와 학생(63.5%)층에서는 김 후보를, 가정주부(29.4%)와 농·임·어업 종사자(35.1%)는 박 후보를 상대적으로 더 지지했다. 김 후보 지지자의 90.3%, 박 후보 지지자의 88.1%가 투표 참여 의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두 후보의 출신지인 남해에선 김 후보(34.4%)와 박 후보(30.2%)가 접전을 보인 반면 하동에서는 김 후보(39.6%)가 박 후보(26.3%)를 다소 앞섰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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