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사학회가 26, 27일 국내학자들은 물론 미국, 러시아, 일본학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고구려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당초 이 학술대회에는 중국학자도 4명이 오기로 하고 일부 학자는 논문까지 미리 보내왔으나, 중국 당국의 통제로 참가가 무산됐다.중국의 고구려사왜곡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26일 오전 9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주제는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유산'. 첫 날은 '고구려의 역사적 정체성'을 주제로, '고구려 역사의 정체성'(김정배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 '동북아시아상 고구려 문화의 위치'(안휘준 서울대 교수) '한국사에 있어서 고구려의 위치'(미하일 박 모스크바대 교수) '고구려 광개토왕비에 대한 러시아 학계의 사관'(피레젠고 모스크바대 교수) 등을 발표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세계'를 주제로 한 오후 발표에서는 전호태(울산대), 김일권(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아즈마 우시오 일본 도쿠시마(德島)대 교수가 '고구려 고분벽화의 도상 구성' '중국 고분벽화와 고구려 고분벽화의 비교 연구' 등의 논문을 소개한다. 27일에는 강현숙 이혜은(이상 동국대), 최종택(고려대)교수와 아리안 페린 미국 필라델피아 박물관 연구원이 '고구려 고분의 구조적 특징' '세계문화유산 지정관리정책과 고구려 벽화고분'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1990년대 초반부터 고구려사가 중국의 역사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온 고대사학자인 쑨진지(孫進己) 선양(瀋陽)동아중심 연구소장이 연구원인 딸 쑨홍(孫泓)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1주일을 남겨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미리 주제발표문인 '중국의 고구려사 연구의 현황'(쑨진지) '3∼7세기 지안과 평양지역의 벽화 고분'(쑨홍)를 보내와 주최측은 이를 소개할 예정이다.
중국학자들과 연락을 맡은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적극적인 참가 의사를 표했던 두 사람이 개인사정이라고만 하고 불참을 알려왔다"며 "지안박물관장과 랴오닝성문물고고연구소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역시 참가가 어렵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 당국은 6월 말 고구려 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까지는 학자들의 활동을 통제할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구려 관련 전시회도 열린다. 고구려연구회는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22일부터 10월30일까지 경기 과천 서울랜드 제1전시실에서 '세계유산 고구려 특별전'을 연다. 북한과 중국이 세계문화유산에 신청한 고구려 유적을 지역별로 나눠 최근 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한다. 국학원도 19일부터 6월 30일까지 충남 천안 국학원특별전시실에서 고구려 유적과 유물을 소개하는 '2004 고구려문화기획전'을 열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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