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陣水扁) 총통 저격 사건의 진상이 발생 사흘째인 21일에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만 보안당국이 이날도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아 중국 배후설부터 정신병자설, 도박조직 범행설, 민진당 자작극설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대만의 중시만보(中時晩報)는 20일 경찰 소식통을 인용, 천 총통 지지 셔츠를 입은 170㎝ 키의 중년 남성이 8㎜ 구경의 사제 총으로 10m, 7m 거리에서 두 차례 저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천 총통의 웃옷과 무개차 좌석에서 각각 총알이 발견돼 범인이 2명 이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격 각도가 다르다는 것.
천 총통 측은 이날 치료 사진 등 추가 자료를 공개하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은 자작극 의혹의 불을 지피고 있다. 우선 저격 직후 경호실이 총통 치료기관으로 지정한 가까운 큰 병원이 있음에도 6.5㎞ 떨어진 개인 병원에 간 것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이 나온다. 비밀 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냐는 것. 천 총통이 1985년 지방 선거 전날 국민당의 독극물 음모설을 제기하는 등 '책략'을 부린 전력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민진당은 이를 부인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호가 너무 허술했고, 현장 출입금지선이 당일 철거되는 등 조사도 대충 이뤄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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