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파인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재선엔 성공했지만 대만―중국의 양안(兩岸)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국민투표가 부결됨으로써 그의 대중국 강경노선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양안 관계가 급격히 악화할 우려는 줄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이 분석이다.중국은 천 총통의 재선된 것에 대해서는 떨떠름한 표정이지만 국민투표가 부결 된 것에 대해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공작판공실과 대만사무판공실은 21일 성명을 통해 "대만 당국이 양안 관계에 도전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부결됐다"며 "이는 불법적인 행위는 민심을 얻지 못하고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려는 어떠한 의도도 실패하고 만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총통선거와 함께 실시된 '방어성 국민투표'는 2개 항목의 투표율이 각각 45.17, 45.12%의 기록, 유효투표율(50%)을 넘지 못해 자동 부결됐다. 첫 번째 의제는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을 철거하지 않으면 대만이 미사일 방어무기를 구입하는 것에 동의하는 가'라는 국방강화안, 두 번째는 '정부가 중국과 협상을 재개,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양안관계를 설정해나가는데 동의하는가'라는 대등담판안이다. 천 총통은 국민투표가 통과해야 대만에 미사일을 겨냥하고 있는 중국에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서 대만독립을 담은 개헌을 2006년 중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언론들은 국민투표가 부결된 것은 투표 보이콧을 주장했던 국민당 롄잔 후보의 선거운동이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민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92%가 양쪽 의제에 모두 찬성표를 던진 반면 반대성향을 가진 유권자는 투표를 기권함으로써 양쪽의 갈등만 재확인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비록 부결되긴 했지만 국민투표 실시의 전례가 확립됐다는 점에서 천 총통측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해석도 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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