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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만의 대선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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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만의 대선 후유증

입력
200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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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 후보인 천수이볜 현 총통이 가까스로 재선됐지만 야당의 선거불복으로 큰 후유증이 예상된다. 선거 전후에 일어난 두 가지 불상사가 그 원인이 되고 있다.천 후보는 선거 하루 전 유세 중에 부총통 후보와 함께 복부에 총격을 받았고 투표는 그 충격 속에서 치러졌다. 여론조사에서 밀리던 천 후보는 국민당의 렌잔 후보에게 3만표가 채 안 되는 표차로 승리했다. 야당은 총격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며 무효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무효로 처리된 33만표의 투표용지가 누구에게 기표했는지 모를 정도로 훼손됐다고 발표했다. 대만의 민주주의를 위해 불상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한 천 후보측이 대만독립을 간접적으로 물은 두개항의 국민투표가 동시에 실시됐다. 결과는 45%의 지지율로 모두 부결되었다. 아마 양안관계의 긴장을 꺼리는 대만인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총통선거의 후유증과 국민투표 결과는 천 총통이 앞으로 정국을 이끌어나가는 데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팽창으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력은 날로 커갈 터인데, 대만의 최대 강점인 민주정치가 이번에 상처를 입었다. 중국정부는 대만 국민투표의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천 총통의 재선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은 분위기다. 선거결과가 양안관계의 긴장을 촉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주변국의 입장에서 볼 때 다행스럽다.

우리는 대만이 정치적 갈등을 잘 수습하기를 기대한다. 또 양안관계가 안정돼야 통상분야가 중심이 되고 있는 한국-대만 관계도 보다 진전될 것으로 믿는다. 천 총통의 집권 2기를 맞아 통상뿐 아니라 문화 및 관광분야로까지 양국간의 교류확대는 이 지역안정에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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