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수 글·사진 대원사 발행·3만9,500원
현존하는 조선시대의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경운궁과 왕실 건축의 중추 중 하나인 종묘의 모든 것을 소개했다. 궁궐 건축에 얽힌 내력은 물론 일제시기 훼손 과정, 그리고 일부 중건을 거쳐 현재까지 남아 있는 건물의 면면이 800컷의 사진과 자료, 그림을 통해 상세히 드러난다.
조선왕조 정궁인 경복궁 편에서는 광화문 흥례문 영제교 근정문 사정전 동십자각 등의 면면을,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창덕궁, 대비를 위한 별궁인 창경궁, 대한제국의 황궁인 경운궁 편에서는 궁의 성격과 궁내에서 벌어진 역사 이야기는 물론 천정의 단청, 주춧돌, 지붕, 계단 등 세세한 면까지 살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판자료실장인 저자는 일제의 궁궐 훼손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일제시기 경복궁은 중건된 지 반세기 남짓만에 원래 전각의 10분의 1도 남지 않았으며 다른 궁들도 여러 건물이 철거돼 일부가 서울 여기저기 지어진 일본식 건축물 자재로 쓰이기도 했다. "일제가 경복궁을 훼멸하는 데는 30년 세월도 안 걸렸다. 그러나 광복된 지 반세기가 지난 오늘도 수많은 전각들이 있던 터에 여전히 잔디만 자라고 있다"며 그나마 경복궁과 창덕궁, 그리고 창경궁의 옛 궁역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는 점을 다행으로 여겼다. 자료 가치가 뛰어나고 소설 읽듯이 술술 읽으며 조선 궁궐의 내력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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