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들일 만한 韓·日기업 없나" 中 기업사냥 나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들일 만한 韓·日기업 없나" 中 기업사냥 나섰다

입력
2004.03.20 00:00
0 0

"중국의 가격 경쟁력과 일본의 기술 및 브랜드가 합쳐지면 우리 기업들은 고사하고 말 겁니다."최근 중국 란싱그룹이 쌍용차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한국 기업 사냥에 나선 데 이어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일본 기업 사들이기에 본격 나서 주목을 끌고있다.

기술과 브랜드 파워에 목말라 하는 중국 기업들이 기업 사냥감으로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둥팡(東方·BOE테크놀러지 그룹)전자가 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부문인 하이디스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란싱(藍星·블루스타)그룹은 쌍용차 인수 제안서를 제출, 사실상 쌍용차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란싱은 이미 현대모비스, 성우하이텍 등과 자동차부품 합작기업을 설립했고 하우리 등 국내 컴퓨터 보안관련 업체들과도 공동 투자사업을 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01년 중국의 대형 섬유업체 자러(嘉樂)그룹이 일본의 가네마츠 그룹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의 일본 기업 인수·합병(M& A)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2002년에는 상하이(上海)전기집단이 일본 인쇄기계회사 아키야마기계를 인수했고 2003년에는 52개 자회사를 거느린 중국 제약그룹 싼주(三九)기업집단이 일본의 한방약 제조업체 동아제약을 사 들였다. 광둥미디어홀딩스도 이미 산요의 전자레인지사업 부문을 인수,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최소 7개 중국 업체가 일본 기업을 사들였다. 특히 베이징의 투자회사 조코 인베스트먼트가 최근 개최한 일본기업 인수를 위한 투자설명회에는 30여 중국기업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민간 자동차 부품회사인 완샹(萬向)그룹이 올해 안에 전액 출자한 자회사를 일본에 설립한 뒤 일본의 자동차 부품회사 매수에 나설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완샹 그룹은 1969년 설립된 차축 및 브레이크 관련 부품 제조 업체로 종업원이 3만1,000명에 이르고 지난해 매출액이 2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한국 및 일본 기업 사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 기업들의 자본력이 크게 높아진 데다가 중국 정부가 이러한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업체들은 오랜 불황으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일본기업 사냥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KOTRA 관계자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일본 브랜드를 달고 세계 시장에 나올 경우에 대비한 우리 기업들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