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새로운 파병지는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된 이라크 시아파나 쿠르드족의 심장부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라크 내 저항세력이 테러의 초점을 다국적군에서 종파·종족 전쟁 촉발로 돌리고 있어 앞으로 대규모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95㎞ 떨어진 나자프는 사도 마호메트의 사위이자 시아파 초대 이맘인 알리의 성묘가 있는 1억7,000만 전 세계 시아파의 총본산. 1,000년 역사의 시아파 성직자 학교가 있고, 이라크 시아파의 정신적 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알 시스타니가 버티고 있다. 나자프는 지난해 9월 이슬람혁명최고회의(SCIRI)의 지도자인 아야툴라 바키르 알 하킴이 폭탄 테러로 추종자 80명과 함께 숨지고, 알 시스타니도 두 차례 암살 위기를 넘기는 등 종파전 발발을 노린 테러의 목표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와중에 스페인군도 11명이 죽었다.
나자프와 함께 시아파의 2대 성지로 꼽히는 중부 카르발라도 화약고이다. 시아파 최대 성일인 지난 2일 아슈라의 날(애도의 날)에는 바그다드와 함께 동시 폭탄 테러의 표적이 돼 최소한 181명이 사망했다. 카르발라 인근 힐라에서는 지난달 폭탄 테러로 폴란드군 등 10명이 숨지고 65명이 크게 다쳤다.
나자프와 카르발라의 시아파들은 테러 발생시 다국적군의 치안 유지 실패를 격하게 비난해 왔다. 엄청난 치안 유지 노력을 들이고도 한 순간에 전 세계 시아파의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중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북부의 쿠르드족 거주 지역인 아르빌, 모술, 탈 아파르, 콰야라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미군의 강력한 동맹자인 쿠르드족의 자치 획득이 현실화하면서 쿠르드족과 아랍족, 투르크멘족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등 종족 전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아르빌에선 지난달 1일 쿠르드민주당(KDP), 쿠르드애국동맹(PUK) 당사에 투르크멘족이 동시 폭탄 테러를 감행, 109명이 숨졌다.
남부의 나시리야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군 19명이 폭탄 테러에 희생됐지만 테러 빈발 지역은 아니며, 투브라는 언론을 거의 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곳이어서 재건 수요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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