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특수를 노린다.' 중소·벤처기업들이 다음달로 예정된 우리 군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에 파병될 자이툰 부대에 관련 장비를 납품하거나 파병 이후 본격화될 이라크 재건사업에 직접 참여하려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라크를 중심으로 중동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자이툰 부대의 안전, 우리가 책임진다'
무전기 및 CC(폐쇄회로)TV 전문업체인 유니모테크놀로지는 자이툰 부대에 공급될 외곽감시용 소프트웨어와 카메라 등 영상감시장비를 수주했다. 감시 장비는 이동 물체의 감지 및 추적이 가능한 VMD(Video Motion Detection)시스템이라는 소프트웨어와 부대 울타리에 설치되는 카메라 등 유니모의 하드웨어가 접목되어 상용화된 제품으로 수주 규모는 8억여원이다.
벤처기업 바로텍도 자이툰 부대에 무인감시장비인 '스나이퍼'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장비는 빛이 없는 밤에도 생물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측이 가능하고 모니터가 꺼져 있더라도 사람이 나타나면 포착해 상황실로 전송해주며 수십㎞ 밖에서 상대방이 박격포 등을 설치하더라도 파악할 수 있어 자이툰 부대의 안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리업체인 국영지앤엠은 파병부대 차량용 방탄유리를 공급키로 했다. 이밖에도 무선통신기기·키폰·방송특수장비·방탄장비 부문에서 국내 벤처기업들의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라크 진출 기업 늘어나
국내지뢰제거 민간 전문업체인 케이맥(Korea Mine Action Group·KMAG)은 최근 이라크내 연합군임시행정처(CPA)로부터 바그다드 인근의 지뢰 등 잔존폭발물을 처리를 위임받았다. 이 업체는 이미 CPA로부터 폭발물 제거업체의 공식 인증격인 SOP를 승인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올해는 미 국무부의 자금지원으로, 내년 이후에는 유엔 등 각종 기관과 매칭펀드 형식으로 이라크 북부지역에 대한 지뢰제거 작업에 들어간다. 향후 10년 정도 이라크에서 지뢰제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카스모아이티는 지난해말 이라크 A은행에 지폐를 헤아리는 지폐계수기 300대, 금액으로 20만달러어치를 공급했다. 올해도 이라크내 은행에서 50만 달러 규모의 지폐계수기 발주계획이 있어 이를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인피트론도 미국 에이전트를 통해 이라크 미군에 보급된 가스경보기(국내 제품명 인펄스XT)를 공급했다.
중동 황금시장으로 부상
지난해 이라크전이 끝난 뒤 3개월 정도의 반짝 특수를 경험한 휴맥스, 토필드 등 셋톱박스 업체들도 이라크 재건사업에 따른 중동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사막지역인 데다 문화적 제약이 많은 중동지역은 위성TV에 대한 수요가 커 셋톱박스업체들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평가되기 때문.
PVR(Personal Video Recorder)과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토필드는 중동과 유럽시장에 인지도가 높은 자사브랜드로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지역에 2,000만달러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2배 이상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시계업체들도 중동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로만손은 최근 터키 바이어와 8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비롯해 올해 전체 수출 비중 가운데 15%를 중동지역에 계획하고 있다. SWC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국에서 215만 달러(약 24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비츄얼월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조대리석으로 조형물을, 앤트코리아는 샤워기, 한남개발은 현무암 인조석 등으로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는 "내수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중소·벤처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중동지역의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군이 파병된 후 이들 기업의 중동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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