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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대선 D-1/독립이냐 현상유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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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대선 D-1/독립이냐 현상유지냐

입력
200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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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더 이상 중국의 그림자 안에서 허우적거릴 수 없다'는 집권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대만과 중국은 일시 분리된 상태이며 지금은 현상 유지가 최선'이라는 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의 대결은 그 결과에 따라 대 중국관계(양안관계) 등 국제정세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선거일을 이틀 앞 둔 18일 현재까지도 판세는 예측불허의 접전 양상이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국민투표 동시 실시

총통선거 결과 못지 않게 주목되는 것은 처음으로 실시되는 국민투표. 두 가지 질문을 던져 가부를 묻게 된다. 첫 질문인 국방강화안은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수 백기의 미사일을 철거하지 않고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만이 미사일 방어무기를 구입, 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가'이다. 두 번째인 대등담판안은 '정부가 중국과 협상을 재개,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설정해나가는 것에 동의하는가'이다. 천 총통은 보다 많은 찬성표를 끌어내기 위해 질문에서 명시적으로 '독립'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당선될 경우 이번 국민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독립을 추진한다는 심산이다. 이 때문에 야당 지지세력들 사이에서는 총통선거에만 투표하고 국민투표를 거부해 무산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선거 이후 양안관계

천 총통이 재집권에 성공하게 되면 양안관계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0년 집권 이후 조심스럽지만 꾸준하게 독립 분위기를 조성해 온 천 총통은 재집권을 통해 독립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확인했다는 점을 내세워 독립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그는 2006년에 대만 독립을 담은 개헌을 추진하고, 2008년 개헌 헌법을 공개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상태다. 중국은 이에 대해 무력 행사를 포함하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천 총통측은 "국민들의 지지를 업고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국도 양안관계를 재고하고 좀 더 실용적인 태도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독립 추진을 비현실적 모험주의라고 비난하는 롄 주석이 승리할 경우 급진적인 독립 추진 움직임은 일단 주춤할 수밖에 없다. 대만 경제 침체를 천 총통의 실정 탓으로 공격하고 있는 롄 주석은 당선 이후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기업인들의 대륙 진출을 돕고 경제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독립 추진 움직임으로 불편한 관계가 된 미국 등 국제사회와도 화해를 모색할 계획이다. 그러나 롄 주석이 승리한다 해도 천 총통을 지지한 독립지지 세력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이번 선거를 통해 독립지지 세력들이 강력한 결집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독립 문제는 잠재적인 불안 요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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