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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플레이오프/누가 돌을 던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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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플레이오프/누가 돌을 던지랴

입력
200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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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부천경기(전자랜드―삼성)는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라 할 만했다. 마지막까지 승부의 향방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양팀 모두 후회 없는 일전을 치렀기 때문이었다.결국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전자랜드가 승리했지만, 패자인 삼성 선수들은 서로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경기 후 고개를 숙인 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막내 이현호(24·191㎝·사진)의 어깨를 감싸 안고 위로했다. 이현호는 이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단 한 번의 실수로 날려버린 장본인이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때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뽑혀 최저 연봉(3,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이현호는 9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던 '인생역전'의 주인공. 이날 역시 패색이 짙던 4쿼터 종료 23.4초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3점차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둔 1차 연장 종료 5초전. 문경은의 3점슛이 빗나가면서 승리가 눈앞에 왔지만 골 밑에 있던 그는 공을 잡자 마자 외곽으로 멀리 던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공은 3점슛 라인 밖에 있던 전자랜드 화이트의 가슴에 안겨 결국 승부가 2차연장으로 넘어가는 빌미가 됐다.

이현호가 공을 아예 살려내지 않았거나, 잠시만 공을 잡고 있었더라면 승리는 당연히 삼성의 것이었다. 그가 공을 잡는 순간 김동광 감독은 "공을 잡고 있으라"고 절규했지만 게임에 몰두한 그의 귀에 들릴 리 없었다. 정말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승부'가 된 것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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