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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소유욕 현명하게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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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소유욕 현명하게 대처해야

입력
200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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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보게 되면 갖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돈이 많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돈이 없어서 갖고 싶은 물건을 갖지 못하면 욕망은 더욱 커진다. 그러다가 사회가 금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청소년 성매매라든가 강도짓 같은 것 말이다. 그만큼 소유욕은 집요하고 끈질기다.

나는 향수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쓰던 대학생 시절에는 몇 만원이나 하는 거금을 들여 향수를 사는 것이 과히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열심히 과외를 해서 받은 돈으로 향수 하나를 사면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갖고 싶은 향수가 내 손 안에 들어오게 되면 감히 뿌리지는 못하고 코로 킁킁 냄새를 맡으면서 너무도 행복했다.

금전적인 이유로 여러 개의 향수를 한꺼번에 살 수는 없어서 사지 못하는 향수들은 사진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곤 했다.

이젠 어엿한 어른이 되어서 대학생 때보다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그래서 비싼 향수도 큰 망설임 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쉽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된 물건은 소중한 느낌이 덜하다.

원하는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고민하고 그 물건이 정말 좋은 물건인지 가격은 적절한지 등을 알아보고 내 손 안에 들어오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해 볼 때가 가장 행복한 때이다. 일단 그 물건을 소유하게 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유하지 않은 채 그저 아련하게 그리워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좋으련만 아직까지 나는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처럼 욕망을 참느라 고통받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

사회가 우리에게 무언가에 대해 욕망을 품도록 끊임없이 강요하기 때문이다. 욕망과 갈등을 겪는 일은 누구나 한번씩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개개인이 그런 갈등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사회는 달라지게 된다.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벌지 않고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어 물건을 사려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해서는 안될 범죄까지 저지르면서 텔레비전 화면을 장식한 후 "어쩔 수 없었다"는 그들의 말을 그냥 흘려 듣고, 어느 순간 적당히 잊어버리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 다 훈 웹진 OT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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