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김모(17)군은 지난해 1년 동안 서울의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방과 후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해 왔다. 취업규칙 상 일주일에 6일간 일하면 하루의 휴일을 주고 하루 임금에 해당하는 유급휴일수당도 지급하게 돼 있지만 김군은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평균 시간급 3,000원인 김군이 1년간 받지 못한 휴일수당만 무려 55만4,000여원에 달한다.김군은 "휴일수당이 있는지조차 몰랐고 점장이나 관리직원이 말을 해준 적도 없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근로청소년의 임금을 착취한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명 패스트푸드점들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근로착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부는 18일 청소년 근로자에게 휴일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당국의 허가 없이 야근을 시킨 햄버거 전문 패스트푸드 체인업체인 맥도날드와 버거킹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맥도날드((주)신맥)와 버거킹이 전국 매장에서 지난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하지 않은 유급휴일수당은 각각 3억9,200만여원(4,812명), 1억1,000여만원(2,142명)에 달했다. 1인당 최다 유급휴일수당 체불금액은 76만여원이고 휴일수당을 받지 않은 아르바이트생 가운데 상당수는 18세 미만 청소년들이었다.
더욱이 업체들은 7,300여명에 달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정부의 허가 없이 야근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에 일을 시킬 수 없으며 야근이 필요할 경우 노동부 인가를 받도록 돼있다.
이번 조사에서 업체들은 통상 밤 11시에 영업을 마치지만 많은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청소 때문에 밤 12시 이후까지 근로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단속은 두 업체에 대해서만 이루어졌으나 패스트푸드점들이 관행적으로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자집 치킨점 등 패스트푸드점 전반에 대한 청소년근로 실태점검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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