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겐 두 번째로 좋은 침대를 남긴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죽기 한 달 전인 1616년 3월25일 쓴 유언장은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8살 연상의 아내에게 더없이 냉랭한 남편이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영국 국립문서보관소가 17일 셰익스피어 등 1384년∼1858년 사이의 역사적 인물 100명의 유언장을 게재한 인터넷 박물관(www.documentsonline.pro.gov.uk)을 개장, '클릭' 한 번으로 이들의 마지막 숨결을 안방에서 호흡할 수 있게 됐다.
셰익스피어는 유언장에서 칼과 은 식기까지 하나하나 상속자를 정하고, 친구와 고향의 가난한 이웃에게도 온정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에겐 침대와 가구 몇 점만 줬을 뿐 돈 될만한 것은 일절 남기지 않았다. '건달'이라고 미워한 둘째 사위는 재산 근처에 얼씬 못하게 했다. 유언장으로 본 그의 가정사는 희극보다는 비극에 가까웠던 셈.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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