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5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이란 원정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김호곤호'의 아테네 행보가 한결 가벼워졌다.이란의 모래폭풍을 잠재우고 24일 복병 말레이시아(FIFA 랭킹 116위)와의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앞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20일 다시 원정길에 오른다. 2연승으로 아테네행의 8부 능선을 넘어선 김호곤호가 이란전에서 얻은 최대수확은 필승해법을 찾았다는 데 있다. 이란전 승리는 철저한 분석과 집중력인 훈련, 협회 및 붉은 악마의 총체적 지원 등 3박자가 어우러져 빚어낸 합작품으로 삼위일체의 조화가 지속된다면 눈높이를 올림픽 8강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비무환
철저한 준비만이 승리로 직결된다. 김호곤 감독은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쿤밍 고지 훈련을 강행, 결과적으로 효과를 봤다. 비록 생리학적으로 완벽하게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한 원동력이 됐다. 이란전이 고지대와의 싸움이었다면 말레이시아는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를 이겨내야 한다. 열광적인 응원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이란보다 약체임을 감안할 때 방심하지 않는다면 기분 좋은 3연승이 기대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김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전력 분석은 끝났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쿤밍 고지훈련을 병행하는 한편 이란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비디오를 구해 쿤밍과 테헤란 숙소에서 선수들로 하여금 수시로 관전케 했다. 식사 때도 어김 없이 상대 선수의 장단점을 적은 메모를 보면서 입력하는 등 이란 전력 분석에 사활을 걸었다.
김 감독은 20일 열리는 말레이시아―중국전의 전력 분석을 위해 이상철 코치를 현지에 파견하는 등 전력 분석에 돌입했다. 또 한국과 악연이 많은 말레이시아는 개인기보다는 거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이어서 김 감독은 일찌감치 몸싸움에 말려 들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해 놓고 있다.
협회의 올인 프로젝트 대성공
지난해 '코엘류호' 지원에 나몰라라 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던 협회는 이란전을 앞두고는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지원을 했다. 한국축구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붉은 악마의 원정 응원을 위해 3억원을 투입, 전세기를 띄웠다. 또 붉은 악마 여성회원들의 경기장 입장에 제동이 걸리자 정몽준 회장이 직접 나서 AFC와 이란 축구협회를 설득, 관전을 성사시켰다. 기술위원들이 총출동한 것은 물론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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