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18일 대역사(大役事)에 들어갔다. 10년간 총 25조원이 투입돼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파주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단지' 건립의 첫 삽을 뜬 것이다.LG필립스LCD는 이날 경기 파주시 월롱면에서 고 건 대통령 권한대행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구본무 LG 회장 등 관계자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 행사를 가졌다.
'파주 TFT―LCD 산업단지'는 생산라인 부지 50만평에 협력업체 단지 50만평까지 총 100만평 규모. 현재 건립에 들어간 디스플레이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우리나라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단지
LG필립스LCD는 이 단지에 생산라인은 물론, 40∼50개 협력업체 및 연구개발 센터 등을 유치해 연구·개발, 부품 공급, 생산, 판매 등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단지로 꾸밀 예정이다. 벌써 일본 부품업체 30여개가 입주를 결정한 상태.
단지 조성을 위해 LG필립스 LCD가 100% 재원을 조달, 향후 10년간 총 25조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접경 지역에 2만5,000명 수준의 고용창출 효과를 지닌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돼 국가 신인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해각서 체결 1년 만에 조성에 들어가 지자체와 기업의 협력 성공 사례로도 꼽힌다. 구본준 부회장은 "LCD 사업을 하는 선진 기업들이 투자할 수밖에 없는 세계적인 LCD 코어 사이트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울산 자동차단지, 여수 석유화학단지를 능가하는 디스플레이 단지가 경기 북부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의 치열한 경쟁 예고
파주 LCD 단지에는 삼성전자의 7세대 LCD 패널 규격(1,870㎜X 2,200㎜)보다 큰 가로, 세로 2m 이상의 7세대 패널 라인이 들어서 2006년 상반기부터 42인치 이상의 대형 LCD TV용 패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충남 아산 탕정에 대형 LCD TV용 패널을 생산할 7세대 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LCD 시장의 승부처는 결국 대형 TV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지난해 내내 세계 1, 2위 자리를 두고 다퉜던 양 사가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 셈이다.
LG필립스LCD가 협력업체 단지를 포함, 모두 100만평 규모로 단지 조성 계획을 세운 데에 자극받은 듯 삼성전자는 현재 건설 중인 61만평 부지에 이어 인근 98만7,000평 부지에 LCD 라인 2개(11∼12라인)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입지적인 면에서는 LG가 삼성보다 조금 유리한 상황. 평택항은 물론, 인천 국제공항과 가까워 물류 등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고급인력도 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추가로 건설할 98만7,000평 가운데 50만평 정도에 아파트, 병원, 학교 등이 있는 기업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운 것도 이런 이유. 반면 LG필립스LCD측은 파주 일대를 기업도시로 개발하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양 사의 주도권 다툼은 누가 7세대 LCD의 표준을 선점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관측.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사와 제휴에 나선 것도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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