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내수관련 중소·영세기업을 중심으로 부도가 급증하고 있다. 내수침체와 원자재난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자칫 중소기업들의 대량부도 사태가 우려된다.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부도를 내고 쓰러진 업체는 총 401개로 전달(317개)보다 27%나 증가했다.
부도는 특히 내수 부문에 집중돼 서비스업의 부도업체수가 173개를 기록, 전달보다 42%나 급증했다. 전체 부도업체중 서비스업 비중은 1월 38.5%에서 지난달엔 43.1%로 높아져 5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부도난 서비스업은 음식·숙박업이나 중소 상인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업체 부도는 147개로 14% 증가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부도업체수 자체는 아직 작년 월평균치(442개)에 못 미치고 있지만 산업현장에선 내수침체와 원자재파동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정국에 따른 불안심리 고조속에 소비침체와 원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2∼3개월후 심각한 부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초 한은 조사에서 3월 자금사정에 대한 중소 제조업체들의 기업경기실사(BSI)지수 전망치는 78에 불과, 2월(82)보다 돈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대답이 많았다.
부도증가와는 반대로 신설 법인수(전국 8대 도시 기준)은 전달보다 10%(2,529개→2,787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창업열기도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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