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외국 민간인에 대한 저항세력의 테러 공격이 격화하고 있다.16일 바그다드 남쪽의 카르발라에서 독일인 1명, 네덜란드인 1명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15일 모술에서도 저항세력이 미국 민간인들을 공격,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이라크 내 외국 민간인에 대한 테러는 저항세력들이 이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전략·전술 변화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전쟁이 끝난 후 주요 타깃이었던 미군에 대한 공격이 어려워지자 미군에 협력하는 이라크 민간인을 공격대상으로 선택해온 저항세력이 이제 외국 민간인을 중점적으로 노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카르발라와 모술에서의 두 사건은 모두 한적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이라크 경찰 등 수사당국은 저항세력들이 사전에 특정 외국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점 찍은 뒤 이들의 출발지에서부터 쫓아가다 한적한 도로에서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카르발라 인근에서도 미국 민간인 2명이 이라크 경찰로 위장한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는데 미군은 저항세력이 당시 가짜 검문소를 만들어 놓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희생자들은 모두 구호활동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인이다. 16일 사망한 독일인과 네덜란드인은 수력 공학자들로 카르발라 인근 알 라자자 호수의 한 사업장에서 일했으며 15일 모술에서 죽은 미국인들은 구호활동 기구의 요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방식도 달라졌다. 저항세력은 이제 차에 폭탄을 싣고 건물 벽으로 돌진하거나 도로에 매설해 놓은 폭탄을 터뜨리는 방식보다는 이동 중인 차를 따라 가다 차 안으로 총을 쏘고 재빨리 도망치는 수법을 택하고 있다.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은 16일 "저항세력 공격의 대상과 방식 등 작전에 분명한 변화가 있다"고 확인하며 "외국 민간인들을 겨냥한 테러공격은 불안감을 고조시켜 36개국으로 이뤄진 연합군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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