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화가’ 김경인(63ㆍ인하대교수)씨의 신작전이 17일 학고재 화랑에서 시작해 30일까지 열리고 있다.김씨에게 소나무는 우리 민족 고유의 기개와 절개, 공동체의식, 그리고 기운과 흥취의 상징이다. 그는 10년 넘게 전국 구석구석을 답사하면서 우리소나무의 모습을 찾아냈다. 이 땅에서 자라는 소나무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멋, 꿈틀거리며 휘영청 올라가는 용트림 같은 기의 운행에 자신의 화의(畵意)를 담았다.그는 한국 민중미술의 선구적 위치에 있던 작가다. 1970년대초 당시 미술계의 보수적 풍토와 정치적 억압에 대한 비판을 강렬한 표현주의적 사실주의 작품인 ‘문맹자’ 시리즈로 담아냈다. 민주화 이후 1990년대부터는 개인주의와 물신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을 소나무 그림으로 표현했다.그의 그림에서 보는 소나무는 곧장 우리 민족 고유의 춤사위를 떠올리게한다. ‘회목마을송’에서는 시골 할머니들의 해학적인 어깨춤이 생각나고, ‘나정노송’에서는 한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승무의 선이 떠오른다. ‘돌산 앞 소낭구’에서는 흥겨운 농악의 빠르고 힘찬 동작이 살아난다. ‘비상0309’에서 소나무의 모습은 옛 종에 새겨진 비천상의 모습과 겹쳐진다. 그가 그린 소나무는 단순한 나무의 형상이 아니라 그 기와 운이고, 이땅 사람들의 힘찬 기운이다. (02)739_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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