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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몸바치신 조국 하늘 이제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순직 선친 代이어 空士졸업 박인철 소위 "보라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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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몸바치신 조국 하늘 이제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순직 선친 代이어 空士졸업 박인철 소위 "보라매 꿈"

입력
200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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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늘 곁에서 지켜주시리라 믿으면서 하늘을 지키겠습니다."17일 충북 청원군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공사 52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걷게 된 새내기 소위 7명이 탄생했다. 그 가운데 대를 이어 빨간 마후라의 주인공이 된 박인철(24·조종 병과) 소위는 다른 동기들처럼 아버지에게 거수경례로 임관 신고를 하는 대신 창공을 향해 힘차게 손을 들어올렸다.

박 소위의 아버지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은 지난 1984년 팀스피리트 훈련 중 F-4 팬텀기와 함께 하늘에서 산화했다. 당시 5살이었던 박 소위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어릴 적부터 하늘과 비행기에 매력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박 소위는 "생도 생활 중 어려운 순간들을 거듭 이겨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다"며 "아버지처럼 훌륭한 전투 조종사가 돼 조국 하늘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박 소위가 공사 진학이라는 쉽지 않았을 결심을 하는 데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하늘에 바친 어머니 이준신(48)씨의 지원이 뜻밖에도 큰 힘이 됐다. 미용학원 강사로 일하며 1남1녀를 키워낸 이씨는 "아이의 아빠가 그런 길을 가게 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들의 결심이 워낙 확고해 기왕 군인이 되려면 공사를 가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박 소위가 정식 전투조종사가 되려면 앞으로 많은 관문을 통과해야 하지만 그 중에 반드시 풀어야 숙제는 할머니를 설득하는 것이다. 그의 친할머니 임규순씨는 "너만은 절대로 군인이 되지 말라"며 손자의 공사 진학을 반대했다. 할머니는 손자의 임관 사실을 알지만 조종사의 길을 걷게 된다는 사실은 아직 모르고 있다.

박 소위는 며칠 안으로 아버지가 안장돼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가 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임관신고를 할 계획이다.

이날 졸업식에서 임혁(23) 소위가 대통령상을, 김희영(23) 소위가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200여명이 공군 소위로 임관, 21세기 항공우주시대의 주역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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